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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4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최원영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을 전격 교체한 것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고 하반기 국정운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문 장관만을 교체하는 '원포인트' 개각을 단행함에 따라 황교안 국무총리의 내각을 오는 12월까지 그대로 꾸려나가면서 국정운영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메르스 문책 인선=박 대통령은 메르스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담당 장관과 수석비서관을 전격 교체했다. 대신 의사 출신인 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와 연금 전문가인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을 각각 발탁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선은 지난달 28일 정부가 사실상 메르스 종식을 선언한 후 첫 인사 조치로 문책성 인사의 성격이 짙다"며 "장관은 보건 분야, 수석은 복지 분야의 역할을 절묘하게 구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내정자는 앞으로 질병관리본부 체계 개편, 감염병 의료 체계 개선 등 의료 분야 시스템을 개혁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친박계로 연금 전문가인 김 신임 수석은 노동시장 구조개혁, 청년 일자리 창출, 공적연금 개혁 등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원포인트 개각, 국정운영 연속성 유지=박 대통령은 문 장관을 교체하는 선에서 인선을 마무리했다. 의원 출신 장관들을 그대로 유임시킴에 따라 내년 총선을 겨냥한 총선대비용 개각설을 불식하고 12월까지는 현 내각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는 노동시장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을 비롯해 박근혜 정부의 승패를 결정할 수 있는 핵심 국정 어젠다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국정운영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연말까지는 추가적인 개각이 없다는 신호를 내각에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장관들에게 곁눈질하지 말고 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 국가혁신 등 본연의 업무에 매진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6일 오전에 대국민담화를 발표한다. 메르스 사태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동시장 개혁 없이는 청년 일자리 창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노사정 대타협을 위한 국민들의 협조와 지지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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