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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유대 잃은 유럽, 노쇠한 할머니 같아"

교황, 반이민 정책 등에 질타

프란치스코 교황이 청년실업과 반이민정서가 만연한 유럽에 작심하고 쓴소리를 했다. 교황은 "노쇠하고 초췌"해진 유럽을 할머니에 비유하며 질책의 말을 쏟아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4시간의 짧은 일정으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럽은 비옥함과 활기를 잃고 노쇠한 할머니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며 "유럽의 위대한 사상들은 매력을 잃고 관료주의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남녀 모두 기계 부품으로 전락해 소모되고 착취될 위험에 처해 있다"며 '단합되고 평화로운 유럽이라는 위대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젊은 세대의 신뢰 회복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럽연합(EU)의 이민자 정책과 청년실업 문제, 소비지상주의 등을 언급하면서 과거 EU 설립의 기초가 됐던 '평화와 유대감'의 원칙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교황은 유럽 내 반이민정서가 확산되고 극우주의 정당이 유럽의회에서 세력을 넓히는 것을 의식한 듯 포용력을 잃은 EU의 이민자정책에 대해 날을 세웠다. 그는 "지중해가 (난민들의) 거대한 무덤이 되도록 방치하면 안 된다"며 EU가 유럽 시민들과 이민자들의 권리를 동시에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럽의회 방문은 역대 교황 중 지난 1988년 요한바오로 2세의 방문에 이어 두 번째다. 유럽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신랄한 비판은 26년 전 요한바오로 2세가 "문명의 봉화"로 칭송한 유럽에 대한 평가와 극명하게 엇갈린다고 영국 가디언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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