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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트렌드] 예금이자 수익률 3배라는데… NPL 투자 나서볼까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기관 외 큰손들도 가세<br>수익률 다소 떨어졌지만 8%서 10%이상도 기대<br>교육과정도 잇따라 개설<br>과도한 기대수익 경계를

지난 9월27일 서울경제신문 후원으로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국내 NPL시장 전망과 구조조정 촉진방안 세미나'에 참석한 김동환(오른쪽) 금융연구원 박사가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서울경제DB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은행의 일부 예금은 이미 1년 이자가 2% 후반대로 떨어졌다. 은행권 전체의 평균 예금금리도 3%대 초반으로 조만간 대부분 예금금리가 2%를 눈앞에 둘 정도다. 2% 후반 예금금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수준인데다 예금이자에 붙는 세금까지 고려하면 실질금리는 이미 마이너스다. 최근 은행 예금으로의 자금 유입이 주춤하는 대신 0.1%포인트의 금리라도 더 주는 쪽으로 돈이 몰리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그럼 요즘 시중 자금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대표적인 투자처 가운데 하나가 부실채권(NPL)이다. 외환위기 이후 외국계 금융회사의 투자놀이터였던 NPL은 이후 일부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해 바통을 이어받았고 시장도 제법 커졌다. 기관투자자 외에 큰손들도 NPL투자를 위해 뛰어들 정도다.

이성규 유암코 사장은 "수익률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NPL의 투자수익률은 연 8%를 조금 웃돈다"면서 "NPL시장이 활발할수록 은행은 건전성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여타 기관투자자들은 저금리에 따른 자금운용의 어려움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NPL(NPLㆍNon Performing Loan)은 원리금 상환이 3개월 이상 연체된 무수익 여신. 부동산 담보 대출에서부터 캐피털회사의 무담보 자동차리스 채권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금융회사들은 과거 담보부 NPL을 경매에 부쳐 채권을 회수했지만 요즘은 자산관리회사 등에 일정한 할인율로 파는 사례가 많다.

◇올해 NPL시장은 10조원 웃돌 듯= 연말이 다가오면서 은행권은 NPL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기업은행과 신한은행은 8,000억원 규모의 NPL 매각을 끝냈다. 특히 기업은행이 내 놓은 5,000억원 규모의 NPL은 4ㆍ4분기 매물 가운데서는 가장 컸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지난 11월 초 4,650억원의 부실채권을 처리했다. 은행들이 내 놓은 NPL은 대부분 전문운용회사인인 유암코와 우리F&I, 신세이뱅크 등이 입찰을 받았다. 다만 일부 물건은 소규모 개인 사업자에게 넘겼다.

이처럼 연말이 다가올수록 은행권이 NPL물량을 쏟아내는 것은 금융감독원이 부실채권 비율을 1.3%로 맞출 것을 권고했기 때문. 이를 위해서는 은행권은 연말까지 4조5,000억원 규모의 부실자산을 매각해야 한다. 현재 은행권에서 4차 배드뱅크에 매각 추진 중인 4,000억원어치의 부실채권을 포함해 이번 4ㆍ4분기 현재까지 시장에 나온 부실채권 규모는 3조4,000억원 수준이다.

NPL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2000년대 중반 호황으로 매물 부족에 시달리던 국내NPL시장은 최근 들어 은행과 저축은행 등 금융권의 우량 물건이 쏟아지면서 올해 10조원 규모로 대폭 커질 전망이다. 2008년 1조6,000억원이던 게 4년 새 6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여기에다 신협과 새마을금고 등 기타금융기관의 NPL까지 합치면 최대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기도 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건설업과 조선업의 구조조정, 아파트 가격 하락과 경기침체에 따른 가계부실 증가로 NPL 잔액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바젤Ⅲ(은행 자본 건전화 방안)와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도 은행들의 부실채권 매각을 촉진하고 있어 사업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기관투자가들 NPL로 속속 이동= NPL투자 전문인 유암코나 우리F&I 이외 최근에는 기관투자가들도 속속 NPL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메리츠종금, 미래에셋, 동부증권과 일부 저축은행들이 새롭게 참여해 사업기회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기초자산 가격 하락으로 시장을 잠시 떠났던 일본계 신세이뱅크 등도 10월부터 다시 NPL시장을 찾았다.



연기금들도 NPL에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1,000억원을 부동산 NPL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KB자산운용의 'KB사모부동산1(NPL)', 칸서스자산운용의 '칸서스RECOVERY NPL사모부동산1', 마이에셋자산운용의 '마이에셋NPL사모부동산1'을 비롯해 모두 9개의 NPL관련 펀드가 설정됐다. 업계에서는 "잠시 주춤했던 NPL 시장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NPL은 보통 묶음 단위로 판매되기 때문에 소액으로는 투자가 어렵다. 투자자금을 모은 기관투자자들이 NPL시장을 주도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실제로 MPL은 작은 크기는 200억~300억원, 크게는 7,000억~8,000억원에 이른다. 평균 1,000억~1,500억원 규모다. 묶음 단위로 팔기 때문에 해당 묶음의 위험도를 분석하는 게 NPL 투자 핵심이다. 기관은 묶음 내 천차만별인 NPL의 위험도 전반을 고려해 매수 여부를 결정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NPL은 덩치가 크고 묶음 상품에 대한 위험도 분석이 투자의 관건인 만큼 투자를 바라는 개인은 전문 기관투자자에 자금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참여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NPL의 기대수익은 투자 성향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보수적 성향의 기관은 연 8~9%, 공격적 성향인 기관은 연 10% 이상을 바라본다. NPL은 잘만 고르면 한 해 원금을 곱절로 키울 수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올 상반기에 반기 기준 사상 최대인 62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유암코는 연간 내부 수익률을 세전 16%, 세후 12%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NPL교육과정 잇따라…과도한 수익 보장은 경계해야= NPL투자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학원가에서는 NPL 교육과정도 잇따라 개설되고 있다. 주로 경매전문 업체가 NPL과정을 만들었는데, 디지털태인ㆍ부동산칼리지ㆍ랜드스터디ㆍ엔알부동산아카데미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초만 해도 1회성 특강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1~2개월 정규 교육과정 개설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부실덩어리인 NPL은 채권의 기초자산이 정상화되지 못하면 손실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부실채권이 정상화 돼야 값이 오른 뒤 재차 매각하는 방식으로 해 이익을 보는 구조를 갖고 있어서다. 업계는 최근 NPL 평균 매입가격은 대출채권 원금 대비 약 60%, 향후 5년간 예상 회수율은 매입가격 대비 110%로 추정했다. 5년 이내 정상화를 해서 다시 팔 경우를 상정한 분석이다. 결국 정상화되지 못할 경우 막대한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NPL묶음 물건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할 경우 투자위험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높은 기대수익률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NPL 중개업체 관계자는 "개인은 평균적으로 연 20% 안팎 수익률을 기대하고 투자에 나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역시 높다는 예기다.

NPL투자로 수익을 얻는 방법은 두 가지다. 담보 부동산을 경매 처리해 배당 받거나 직접 낙찰 받는 방식이다. 배당 수익률은 NPL을 얼마나 싸게 매입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NPL 매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1금융권이 설립한 자산관리회사의 목표 수익률도 10% 이하"라고 말했다. 자산관리회사나 경매학원 등이 받는 수수료를 감안하면 일반인이 넘겨 받는 NPL 수익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 직접 낙찰 받으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경매 고수가 아니면 쉽지 않다. 부실채권 감별은 기관에도 특수영역으로 분류된다. 금융회사들도 관련 인력 충원 없이는 함부로 뛰어들지 못하는 게 NPL 투자세계다. 더구나 개인은 기관과 달리 특정 물건에 집중한 투자이기 때문에 위험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금융회사의 NPL 투자담당 임원은 "기관도 일부 사례는 외부 감정기관과 회계법인에 위험 분석을 의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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