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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윤수의 경영미학] 외국브랜드도 잘 키우면 우리것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문화의 장벽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패션은 문화」라고 필자는 누누이 주장한 바 있다. 고도의 문화적 축적과 배경 없이는 멋진 패션이 탄생하기 어렵다. 문화는 물과 마찬가지로 질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정부나 일반인들은 흔히들 얘기한다. 『왜 로열티를 줘 가면서 외국 브랜드로 장사하는가? 우리 브랜드를 만들고 키우면 좋지 않은가』 이것은 패션이 문화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입는 옷은 얼마든지 한국 브랜드로 가능하다. 또 요즘와서는 정서와 문화가 비슷한 아시아권까지는 어느 정도 장사에 성공기미가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선진국에다 팔 브랜드로는 아직까지 힘들다. 한국 자체 브랜드(OWN BRAND)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선진국 사람들이 좋아할 패션물을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 문화 수준으로는 모자란 감이 있다. 세계인이 공감할 만한 문화적 요소가 적다. 한국 고유의 문화로 그들을 유혹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무리 외국 사람들에게 우리 고추장, 된장이 좋다고 한들 그게 통하기는 어렵다. 프랑스만 해도 7,000만명의 인구가 있는데, 그들은 된장국 냄새를 싫어한다. 그들이 좋아하는 것은 개구리 뒷다리 요리와 마늘 빵이다. 고추장을 가져다 미국에 팔겠다는 발상은 우스꽝스러울 뿐이다. 한국 문화가 전 세계에 영향을 주는 입장이 아닌 바에야 무리한 발상일 수 밖에 없다. 더구나 대체로 한국 기업들은 시장조사에 인색하다. 다시 말하면 상품을 사줄 사람들의 취향을, 문화를 조사하고 투자하는데 적극적이지 않다. FILA신발의 경우를 보자. 상품을 사줄 미국 사람들의 문화와 취향을 맞추기 위해 시장조사와 디자인은 FILA USA에서 한다. 제조는 인건비 등 제조비용이 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서 하고, FILA코리아는 신발 소재와 개발을 담당한다. 미국 속에서도 각 계층과 민족에 따라 그 취향을 맞춰 나가면서 마케팅을 확산한다. 특히 스포츠 패션이 종종 브루크린이나 할렘의 흑인으로부터 생성돼 백인까지 확산되는 일은 재미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렇듯 선진국 시장에 수출을 전제로 한 한국의 독자 브랜드 창조에는 솔직히 회의적이다. 다른 방법을 쓰면 된다. 선진국의 좋은 브랜드를 우리가 사서 장사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문화의 장벽을 뛰어 넘는 것이 현명한 노릇이다. 외국에 나가보면 경영 부실로 시장에 나온 브랜드들이 수두룩하다. 그걸 사서 우리가 주인이 되면 된다. 꼭 처음부터 우리가 만든 것만이 우리 것은 아니다. 경제적으로 소유하면 그것도 우리의 것이다. 비용도 훨씬 적게 들고 위험 부담도 적다. 그리고 쉽게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한국의 패션은 최근에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를 이끌어 갈 만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안고 있다. FILA코리아의 제품도 이제 99% 한국에서 디자인을 하고 있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우리가 디자인한 제품이 인기가 높다. 이처럼 FILA코리아는 외국 브랜드를 그대로 따라하는 단계를 지났다. 오히려 FILA라는 외국브랜드를 들여와서 우리 것으로 소화하면서 수출로 연결시키고 있다. FILA코리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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