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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게이츠 '수난시대'

버핏 유력 후계자 소콜, 피인수 회사 주식 사전매입 드러나<br>게이츠 동료 앨런 회고록서 지분 뺏는 비정한 인물로 그려져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MS) 창업자는 미국 1ㆍ2위를 다투는 부호이자 절친한 사이다. 게이츠는 해마다 5월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참석한다. 두 사람은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를 실천하는 인물로도 유명해 전 세계 부자의 자선 운동에 앞장서 왔다. 버핏과 게이츠가 각각 자신의 유력 후계자와 공동 창업자로부터 배신을 당해 난감해 처지에 몰렸다. 버핏은 자신의 오른팔인 데이비드 소콜 미드어메리칸(버크셔 해서웨이의 자회사) 회장이 피인수 회사 주식을 사전에 대거 매입한 것이 드러났다. MS를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은 게이츠를 4월 출간할 자서전에서 암에 걸린 동업자의 지분을 뺏으려는 비정한 인물로 묘사했다. 30일(현지시간) 버크셔 헤서웨이는 소콜이 지난 28일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놀라운 일이지만 이를 받아들였다"는 편지 형식의 버핏 성명을 공개했다. 소콜의 사임은 버크셔 헤서웨이가 지난달 14일 97억 달러(주당 135달러)에 인수를 발표한 화학회사 루브리졸의 주식을 사전 매집한데서 비롯된다. 소콜은 이 회사 주식 9만6,060주를 지난 1월 5~7일 사이에 주당 104달러(총 998만 달러)에 집중 매입했다. 버크셔 헤서웨이의 인수 가격을 기준으로 소콜은 불과 10일 만에 300만 달러에 차익을 봤다. 소콜은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2,300주를 사들였다. 월스트리저널(WSJ)은 소콜의 주식 매입과 관련해 증권거래위(SEC)가 내부자거래 규정 위반 혐의로 조사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버핏은 지난 1월 14ㆍ15일 루브리졸 인수를 소콜로부터 제안 받은 뒤 처음엔 시큰둥 했는데 오른팔의 혜안을 믿고 인수를 결정했다고 한다. 소콜은 "사임과 루브리졸 주식거래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자신의 지분보유 사실도 버핏에게 얘기했지만 그는 흘려 들었다"고 해명했다. 어쨋든 버핏은 이번 일로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버핏은 경영진의 도덕성과 청렴성을 강조해왔고 그런 인물을 후계 군으로 삼았는데 이번 사건은 그의 '사람 보는 눈'에 의문을 갖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또 여든에 달한 버핏 후계구도도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시장은 이런 우려를 반영, 버크셔 헤서웨이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2% 급락했다. 버핏의 절친인 게이츠도 공교롭게 같은 날 곤경에 빠졌다. WSJ는 이날 게이츠와 함께 MS를 창업한 폴 앨런이 다음달 17일 발간할 자서전 '아이디어 맨:MS의 공동창업자로서의 회고'에서 1982년 빌 게이츠와 현재 MS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발머가 스톡옵션을 발행해 자신의 MS 지분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됐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비호지킨 림프종'이라는 암 진단을 받았던 그는 "암에 걸렸지만 여전히 경영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파트너와 직장 동료가 나를 속이고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돈만을 추구하는 기회주의적 발상이었다"고 폭로했다. 게이츠는 "나의 기억과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WSJ는 시애틀의 사립학교에서 8학년 때 만난 게이츠와 앨런은 미국 재계에서 대표적인 파트너십으로 발전한 케이스로 알려져 왔지만 이번 폭로로 그들의 관계에 금이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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