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가나 징크스'를 떨어내고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미국은 17일(한국시간) 브라질 나타우의 두나스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가나를 2대1로 꺾었다. 미국은 최근 2차례 월드컵에서 연이어 가나와 만나 패배했던 악몽을 떨쳐내고 이번에 웃을 수 있었다. 미국은 지난 2006 독일 대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가나에 1대2로 패했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16강에서 격돌해 1대2로 무릎을 꿇은 바 있다.
이날 미국은 경기 시작 32초 만에 클린트 뎀프시(풀럼)가 골을 넣으며 징크스 탈출의 서막을 알렸다. 뎀프시는 왼쪽 측면을 돌파해 수비수 한명을 따돌리고 왼발 슛을 날렸고 골은 시원하게 골망을 갈랐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이른 시간에 터져나온 골이었다.
두 팀은 이후 팽팽한 공방을 펼쳤다. 가나의 반격은 경기 종료 8분여를 앞두고 나왔다. 후반 37분 아사모아 잔(알 아인)의 힐패스를 이어받은 앙드레 아유(올랭피크 마르세유)가 오른발로 가볍게 차넣어 골로 연결했다.
불의의 일격을 당했지만 행운의 여신은 미국의 편이었다. 후반 41분 코너킥 상황에서 존 브룩스(헤르타 베를린)가 헤딩골을 성공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위르겐 클린스만(50·독일) 미국 대표팀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 출전한 5번의 월드컵에서 첫 경기를 절대 놓치지 않는 기쁨을 누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1990년 대회 유고슬라비아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4대1 승리를 이끌었고 1994년 미국월드컵 볼리비아와의 첫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해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도 미국과의 경기에서 쐐기골을 넣으며 2대0 승리를 이끈 데 이어 2006년 독일 대회에선 독일 사령탑으로 나와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4대2 승리를 만끽했다.
같은 날 열린 F조 이란과 나이지리아의 경기는 지루한 공방전 끝에 무승부로 종료됐다. 이란과 나이지리아는 쿠리치바에서 열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대0으로 비겼다. 이번 대회 첫 무승부이자 무득점 경기였다. 이 경기 전까지 이번 대회에서 벌어진 12경기는 모두 승패가 갈렸다. 나이지리아는 전반 9분 오게니 오나지(라치오)의 오른발 슈팅이 골대 왼쪽으로 살짝 벗어난 것을 제외하면 날카로운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이란은 이날 수비 위주의 전략으로 일관해 인상적인 플레이가 거의 없었다. 나이지리아는 후반 숄라 아메오비(뉴캐슬), 피터 오뎀윙기에(스토크시티)를 투입하며 이란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나이지리아와 이란은 이날 각각 29번, 15번의 크로스를 올리고 7회, 2회의 코너킥을 찼지만 모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양팀의 지루한 공방이 이어지자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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