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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40돌 특집] IMF3년 현지르포 (5) 타이…외국인 직접투자

[창간40돌 특집] IMF3년 현지르포 (5) 타이…외국인 직접투자 급증 경제회복 탄력방콕시내를 오가는 자동차들 중에는 빨간색 번호판을 단 차량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띈다. 빨간색은 출고된지 얼마 안 돼 아직 정식 등록되지 않은 차량임을 알리는 표지로, 빨간번호판 차량이 늘었다는 것에서 내수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요 공장의 외벽에는 생산방식 글로벌화를 알리는 「ISO 9000」 인증획득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97년부터 98년 사이에 흔히 볼 수 있던 현상이라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수출량이 5분기 연속 20% 이상씩 늘어나며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타이 기업들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풍부한 천연자원 덕에 식량자급이 가능하고 천혜의 관광지를 찾아오는 연 200만명 이상의 외국 관광객이 뿌리고 가는 외화가 전체 수출액의 4분의 1을 넘을 정도로 관광산업이 발달한 나라 타이. 97년 7월 국제외환 투기세력의 바트화공격에 굴복,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172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요청할 때, 타이 내부에서는 차라리 대외채무 상환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 주장에는 당장 외국과의 교역이 끊기더라도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는 자체적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었다. 전력·통신·운송 등 주요 산업분야는 국영기업의 독점체제를 유지하고 외국합작회사의 지분이 49%를 넘지 못하는 등 타이는 외환위기 이전까지 외국인이 사업하기 불리한 규제정책을 상당수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타이에 일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외국인 투자유치를 적극 모색하고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국영기업의 지분매각을 추진하는 등 산업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타이 투자청(BOI)은 원자재와 자본재 관세 인하, 10억달러 이상의 외국계 투자펀드설립 등을 골자로 하는 외국인 투자유치계획을 발표했다. 이 조치에 힘입어 외국인 직접투자금액이 급증하면서 타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타이로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금은 99년 한해 33억6,600만달러에 달해 전년보다 60% 이상 늘어났다. 신규 설비투자의 70% 정도가 외국자본에 의해 이뤄질 정도로 타이 국내경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외국계 기업의 선전은 공장가동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타이 전체 공장가동률은 지난 1·4분기 57%에 그친 반면 600대 외국기업들의 설비가동률은 이보다 20%포인트나 높은 77%를 기록했다. 또 신규설비투자의 70% 가량이 외국인에 의해 이뤄질 정도로 외국자본의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어 외국계 점유율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같은 노력에 따라 국제 신용평가기관들도 타이의 신용등급을 속속 상향시킬 전망이다. 지난해 타이 국가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단계인 BBB로 상향시킨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최근 조사단을 현지에 재파견해 등급조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무디스 역시 지난달 타이 신용등급을 투기 수준인 BA1에서 투자적격인 BAA3로 조정했다. 말레이시아나 필리핀, 싱가포르 등 주변경쟁국에 뒤진 정보화를 따라잡기 위한 굵직한 국가사업도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지난 6월 발표된 「푸켓 사이버포트」는 세계적 휴양지로 외국인이 선호하는 지역인 푸켓섬에 최첨단 기술단지를 조성한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타이정부는 내년 10월부터 시작되는 국가경제개발계획의 주력사업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전세계 첨단 정보기술(IT)업체들을 중심으로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전국 농촌지역의 관공서와 각급 학교 등에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를 무상으로 보급, 「신경제의 활력」을 전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올해 안에 조성되는 10억달러 규모의 벤처캐피털 자금도 신생기업의 자금난을 크게 해소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타이의 신규 창업기업들 가운데 절반 정도는 지난해까지 계속된 금융시장 경색으로 설립 1년 안에 도산할 정도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어 왔다. 사업단위가 큰 대기업들은 외국으로부터의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끌어다 썼지만 국내 금융기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신생기업들은 사업전망이 유망함에도 유동성 부족으로 쓰러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신생기업에 대한 지원에 나설 계획이어서 기업인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 연말에 개장 예정인 제2증시도 등록요건을 크게 완화시켜 기업의 직접금융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호된 시련을 겪은 타이 경제가 국제 무대를 뛰어다닐만큼 체력을 다지기 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방콕시 거리로, 전국의 산업 현장으로, 정부 기관과 시장으로, 소생의 기미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김호정기자GADGETY@SED.CO.KR 입력시간 2000/08/16 17:29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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