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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대선후보 이명박 확정] 박근혜, 앞으로 역할과 진로는?
입력2007-08-20 18:57:04
수정
2007.08.20 18:57:04
■ 예상 시나리오<br>① 겉으론 승복…다음수 모색<br>② 李후보 대선승리 위해 협조<br>③ 경선결과 불복후 무효 투쟁
[한나라 대선후보 이명박 확정] 박근혜, 앞으로 역할과 진로는?
"백의종군" 일단 경선 승복'李후보 중도낙마' 등 겨냥암중모색할 가능성도 커
홍재원 기자 jwhong@sed.co.kr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선후보 경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고배를 마심에 따라 그의 역할과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30%에 가까운 지지율을 얻으며 이명박 후보에 이어 줄곧 2위를 달렸고 경선 막판 당심에서는 재역전에 성공, 정치적 위상과 당내 지분이 상당하다는 평가이기 때문이다. 특히 두자릿수의 지지율을 얻은 범여권 주자가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범여권 주자와 큰 지지율 격차를 벌여온 점도 행보를 주목하게 한다. 박 전 대표는 일단 경선패배 직후 결과에 승복했다. 그는 "경선 패배를 인정한다.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면서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가 이처럼 곧바로 경선 승복의 뜻을 분명히 한 것은 경선 불복의 경우 선거법상 가능하지 않는데다 여론의 역풍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때문이다. 올해부터 선거법상 정당의 대선 경선후보로 등록하면 경선결과에 불복, 대선 본선에 출마할 수 없다. 역대 경선 불복 정치인들에게는 여론의 철퇴가 가해졌던 점도 박 전 대표가 주저 없이 경선 승복을 선언한 이유다.
특히 한나라당이 박 전 대표의 분신과도 같았다는 것도 그의 선택폭을 좁힌 것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그는 그동안 원칙과 법질서를 중시하는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그런 만큼 박 전 대표가 당의 공식적인 선거를 통해 당선된 이 후보와 등을 지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표면적으로 이 후보 승리를 수용하는 선에서 당분간 '암중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백의종군'을 언급한 점으로 미뤄 이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전면에 나서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선 과정에서 이 후보와 감정 섞인 날카로운 설전을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단 겉으로 경선 결과는 수용하되 반(反)이명박 전선으로 당내 지분을 확보, 다음 수를 노리는 수순이다.
본선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흔들릴 경우 후보 교체 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다. 이는 이 후보가 중도 낙마할 수 있다는 박 전 대표 측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 이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서울 도곡동 땅 차명 소유 등 각종 의혹의 중심에 있다. 특히 이런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와 여론 검증이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에게 결정적인 '흠'이 드러나 이 후보가 중도 사퇴할 경우 후보직을 자연스럽게 승계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대선 직후 내년 4월 총선에서 당내 기반을 바탕으로 일정한 공천 지분을 확보, 차차기를 노리는 선택도 가능하다.
다만 이번 경선 직후 벌써부터 박 전 대표측 진영 일각에서 경선 불복 움직임이 일고 있어 박 전 대표가 어느 때보다 굳건히 원칙과 중심을 잡고 당의 분열을 막아야 한다는 주문도 당 안팎에서 일고 있다.
입력시간 : 2007/08/20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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