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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심상찮다


LED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K사의 박모 사장. 그는 최근 운영자금을 대출받기 위해 은행을 찾았지만 빈손으로 돌아왔다. 은행이 담보나 보증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은행과 거래하면서 한두 번을 빼면 이자나 원금 상환을 큰 문제없이 해왔던 터라 더욱 충격이 컸다. 그는 "중소기업 부실이 높아져 대출 방침이 강화됐다면서 담보를 요구하길래 그냥 돌아왔다"며 "담보가 없으면 은행 대출은 받기 힘들어 2금융권을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상황이 불확실해지면서 은행권이 대출 고삐를 조이자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자연스럽게 은행들은 대출을 자제하는 등 관리에 나섰고 이것이 다시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으로 연결되고 있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했던 중소기업 연체율이 9월에도 높아지는 등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말 그대로 연체 비상이다. 금감원 통계를 보면 올 들어 중소기업 연체율은 5월 2.07%로 정점을 찍었다가 6월 1.43%로 크게 개선돼지만 이후 7월 1.71%, 8월 1.85%로 상승세에 있다. 이 같은 추세가 9월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인 수치를 좀 더 확인해봐야 하지만 주요 시중은행들은 중기 연체율이 9월에도 전월 대비 상승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A은행 여신담당자는 "9월에도 중소기업 연체율이 상승한 것은 맞다"며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입 원자재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전했다. B은행의 기업대출 임원은 "가계대출은 규제에 막히고 대기업들은 은행 대출을 외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은 사실상 유일한 여신 채널"이라면서도 "하지만 손해 볼 것이 빤히 보이는데 중소기업이라고 무조건 여신을 해줄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 연체율이 높아지자 은행들은 중기 여신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한 대형 시중은행장은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끼치면서 중소기업들의 연체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연체율이 높아지다 보니 신용대출보다는 담보가 있거나 보증을 받은 건 위주로 대출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대출 위축은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4ㆍ4분기 은행들의 종합대출태도지수에서도 나타난다. 중기대출태도지수는 직전 분기 19에서 13으로 크게 떨어졌다. 이 같은 대출태도는 실제 대출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은행의 9월 말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208조3,860억원으로 7월(209조7,378억) 대비 두 달 만에 1조4,000억원가량 줄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을 사실상 중단하면서 중소기업들은 신용경색과 환율 급등 등 이중고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었다"며 "연체율 관리도 중요하지만 비올 때 우산을 빼앗는 행위를 반복하지 않도록 정부가 직접 나서 지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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