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차세대 디지털 사업으로 기업간거래(B2B)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 광고판인 사이니지가 글로벌 시장에서 속속 공급처를 확대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에 진출한 지 10년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갈수록 떨어지는 TV 부문의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함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호주의 한 대형 쇼핑몰과 약 55억원 규모의 스마트 사이니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대수로는 약 1,300대 정도다. 이는 최근 삼성이 사이니지 분야에서 체결한 계약 중 가장 큰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니지는 공공장소에서 텍스트·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디스플레이로 제공하는 디지털 영상장치를 말한다.
삼성전자는 호주 외에도 미주와 유럽·중국 등 글로벌 각지에서 차세대 유망 분야인 사이니지 공급을 늘려가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누적 공급 대수는 지난해 말 기준 275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 당시 4만대에 불과했던 판매량은 지난해 70만9,000대로 17배가량이나 급증했다. 이 때문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올해 300만대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사이니지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선 것은 '미래 먹거리 확보'와 'B2B 사업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서다.
우선 사이니지는 글로벌 TV 시장이 환율 불안이라는 대외 변수에 발목 잡혀 좀처럼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위상을 지켜줄 차세대 사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1·4분기에 1,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삼성전자 CE 부문은 2·4분기에 간신히 흑자로 돌아섰으나 규모는 전년 동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00억원대 중반~3,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와 함께 사이니지는 제품 특성상 일반 소비자보다는 기업 단위의 고객과 계약을 맺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삼성이 최근 부쩍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B2B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에도 효과적이다.
삼성전자가 3월 미국의 디지털 사이니지 전문 업체인 에스코일렉트로닉스(YESCO Electronics)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에스코 인수를 통해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기반의 실내용 제품에서부터 옥외용 대형 상업용 디스플레이에 이르는 다양한 라인업을 구비함으로써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인포콤 2015'에 참가해 '스마트 LED 사이니지' 등을 선보여 '상업용 디스플레이 최고의 제품상(Commercial Integrator BEST Award)'을 받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