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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문화산책] 연극통해 새 숨을 쉬자

최준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예술의전당 공연예술감독)

일상과 직장에서 피로와 스트레스를 안고 사는 우리는 모처럼 시간이 나더라도 무엇을 해야 할지 망설이고는 한다. 결국 유행에 휩쓸려 대동소이한 여가를 보내고 그 후유증으로 피곤해 하며 일하기는 더욱 싫어지고... 일과 후에도 TV 앞에서 넋을 놓고 있다가 잠이 들거나 술 마시는 일 외에는 별반 다른 일이 없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자기 삶의 이유와 의미를 되물을 때 결국은 자신이 아닌 부모ㆍ자식ㆍ집단ㆍ친구에게서 답을 찾으며 ‘보람’이라는 말로 잠시 위로한다. 타인에게 관심이 많고 남에 의해 쉽게 상처받고 위안도 얻는 현상은 다분히 자신에 대한 불안감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자신이 평생을 즐길 수 있고 자기계발과 인생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게 하는 무엇을 각자가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는 인간적인 삶을 사는 데 필요한 ‘숨구멍’이라고 할 수 있다. 반복적으로 소모되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일상에 계속 새로운 경험을 부여해주는 분야가 연극이다. 오락ㆍ교육적 성격이 공존하는 연극은 인간과 사회를 보는 여러 가지 시각을 제시하며 세상을 새롭게 보게도 한다. 대중들 ‘개개인이 각자의 눈으로’ 감동과 즐거움, 문제를 느끼게 하는 열린 예술이 연극이기에 그것은 매일 다른 관객을 만나서 매번 새로워진다. 관객은 연극을 재미있게 관람하다가 그간 무심코 받아들였던, 아니면 잊어버렸던 인생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게다가 홀로 살게 마련인 오늘날 우리는 공연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인간ㆍ사회ㆍ예술을 ‘함께’ 느끼고 얘기할 수 있으니 얼마나 푸근하고 즐거운가. 현실에서 물질의 풍요로움이 어루만져줄 수 없고 상처난 가슴과 머리를 이처럼 연극을 통해 데우거나 차갑게 하면 어떨까. 전자가 경쟁과 비교 속에서 우리를 반복적으로 경직되게 하는 반면 후자는 끊임없이 자유롭게 창조돼 매번 새로운 삶을 만나고 느끼게 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신선하게 환기해준다. 내 삶을 창조하는 주체로서 살기 위해 연극을 만나며 살면 어떨까. * 이달부터 토요문화산책 필진이 바뀝니다. 새 필진은 최준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예술의전당 공연예술감독)씨를 비롯해 황달성(금산갤러리 대표)씨, 손숙(연극인)씨, 김진동(언론인)씨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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