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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늘어난 채권형펀드 고객에 은행 고민

수익률 뚝뚝… 당황한 은행 환매 권유까지<br>안정적 투자 선호로 최근까지도 자금 몰려<br>미국 출구전략 논의에 수익률 악화 우려 커져 민원 증가할라 대책 부심


30대 김모씨는 얼마 전 한 시중은행 명동지점 직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올 초 가입했던 국내 채권형 펀드의 수익이 1%도 안되니 계약 해지 여부를 고민해보라는 게 요지였다. 김씨는 "가입할 때만해도 투자 성향에 부합하는 펀드라고 창구직원이 권해서 가입했는데 수익률이 바닥이라니 기분이 언짢았다"며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은행에서 그나마 신경 써줬다는 생각도 들더라. 다음 날 바로 해지하고 속 편하게 2.8%대(가산금리 포함) 정기적금을 들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채권형 펀드 고객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 시장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어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도 악화될 것이란 관측이 진작부터 제기됐지만 채권형 펀드 가입 고객은 최근까지도 꾸준히 증가한 탓이다. 실제로 은행의 채권형 펀드 잔액 규모는 계속 덩치를 불려왔다. 매달 1,000억원 이상씩 증가해왔다. 그런데 상황이 급변하면서 은행들조차 당황하고 있다. 출구전략 시점이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왔고 채권 금리가 요동치는 탓이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져 펀드 수익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25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채권형 펀드의 설정 잔액은 1조1,1706억원(역외펀드 포함)으로 올 들어 5,000억원 증가했다. 올 1월에만 120억원가량 줄었을 뿐 2월부터 매달 순증 규모가 1,000억~1,500억원 수준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 잔액은 1,136억원이 감소한 4조5,04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가파른 감소세는 멈췄지만 여전히 펀드 유입 자금보다 환매 수요가 더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은행도 올 들어 채권형 펀드의 설정 잔액이 3,550억원에서 4,840억원으로 늘었다. 5개월 동안 1,290억원 증가한 셈. 주식형 펀드의 설정 잔액은 4,794억원 줄었다. 신한은행 역시 추세가 비슷해 올 들어 주식형 펀드는 5,804억원 빠져나갔고 채권형 펀드는 361억원 늘었다. 단 국민과 신한은행은 역외펀드가 제외된 수치다.

은행 고객의 성향이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데다 주식시장도 여전히 불투명한 장세가 이어지면서 채권형 펀드로 당초 예상보다 많은 자금이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들도 이런 추세에 내부적으로 바짝 신경 쓰고 있다.

향후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 악화로 민원 발생 소지가 큰 탓이다. 실제 올 4월 2.44%로 떨어졌던 3년물 국고채 금리는 3%를 돌파했을 정도로 최근 오름세가 가파르다. 평상시 펀드 수익률에 무심했던 고객들도 최근 수익률을 파악해보고 대응을 문의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는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분할 매수 시 수익률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상은 사뭇 다르다.

공성율 국민은행 목동 PB팀장은 "이전부터 국내 채권형 펀드의 경우에는 환매를 권유해왔다"며 "채권형 펀드 전망도 좋지 않아 이보다는 주식형 펀드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경 우리은행 제휴상품부 부장도 "안 그래도 선진국에서 양적완화의 출구전략이 논의되고 있어 고민이 적지 않다"며 "영업점 직원들에게 펀드 가입 고객에게 이와 관련한 설명을 충분히 하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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