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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이기는 기업체질(사설)

여러 연구단체의 경기전망을 종합해 보면 내년 하반기에나 가야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즉 앞으로도 1년정도는 불황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기 전망과 함께 어떻게 하면 불황을 잘 극복할 수 있느냐 하는 방안들이 여기 저기서 제시되고 있다. 이제까지 나온 많은 방안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사항들은 대략 다음과 같다.첫째, 전략적 제휴이다. 불황기에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투자를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각 분야의 전문기업들이 전략적으로 분업화해 최고의 강점을 공유함으로써 자기책임의 영역은 최소화하면서 경쟁력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 기업들은 타기업과의 제휴를 그리 활발하게 추진해 오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전략적 제휴가 그동안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우리 경제의 규모에 비해 부진했던 면이 없지 않은 것이다. 특히 우리의 대기업들은 제품을 생산함에 있어 수직계열화 경향이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반도체, 가전,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산업들에 있어서 독점적 부품공급 협력회사들을 거느리고 자사의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을 공급받는 형태를 취해왔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대기업끼리의 협력은 말할 것도 없고 협력업체들 수준에서의 상호 제휴도 잘 안되는 형편이다. ○전략적 제휴 활용해야 선진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경쟁사들간의 부품공동화를 통한 원가절감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선진기업들간의 과감한 제휴도 본받을만 하다. 반도체·컴퓨터 분야에서 일본은 메모리와 주변기기가 강하고, 미국은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소프트웨어가 강하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한 협력관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인텔사와 샤프사의 플래시 메모리의 제휴, IBM사와 소니사의 멀티미디어 분야의 제휴 등이 좋은 예이다. ○원가 절감만으론 한계 둘째, 소프트한 분야로의 사업구조 재구축이다. 원가절감만을 지향하는 불황극복방안은 항상 저비용생산자의 추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만간 한계에 부딪치고 만다. 따라서 불황기를 기회로 삼아 미래지향적 사업구조로의 이전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즉, 기존 사업의 혁신을 통해서나 본업과 관련한 다각화를 통해서 21세기 유망산업분야로의 진출이 필요한 것이다. 많은 연구들이 제시해 주는 바와 같이 21세기를 주도할 사업들로는 정보통신 또는 멀티미디어, 전자산업, 유통 및 물류, 생명공학, 여가관련산업, 환경산업, 신소재, 마이크로 메가트로닉스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산업들에 진입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는 일이 불황기에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다. 단, 이와 같은 사업구조조정에는 자신의 핵심역량과 맞아 떨어지는 분야를 선택해야지 그렇지 않고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셋째, 원가절감이다. 잘 아는대로 일본기업들은 네 차례에 걸친 엔고와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마른수건 짜기」식의 원가절감 노력을 지속하였다. 이들의 절약노력은 원가절감, 인력절감, 부채축소, 자산절약, 자원·에너지절약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여러차례의 위기를 맞이하였던 일본에 비할 때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불황은 그렇게 어려운 고비라고는 여겨지지 않는다. 아직도 우리 기업의 내부에는 제거할 비능률이 많이 존재한다. ○기본에 충실한 경영 우리 기업들이 특히 잘 못하고 있는 부분으로 과학적 경영기법을 잘 적용하지 못하는 점이 지적돼야 할 것이다. 생산라인의 최적배치, 희소자원의 최적배합, 인력의 배치, 활동기준원가계산, 공정분석, 경험곡선의 활용, 가격과 수요의 민감도 분석 등 그동안 경영학 분야에서 꾸준히 제시되어 온 과학적 관리기법이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기법의 활용이 단번에 수십억원의 원가절감을 가져다 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넷째, 기본에 충실한 경영이다. 이 점은 불황, 호황을 떠나 항상 강조되는 바이지만 특히 불황기에 더 되뇌어 봐야할 점이다. 기본에 충실한 경영이란 품질증시, 인간존중, 기술개발, 고객만족 등을 강조하며 더 나아가 현장중시의 경영을 실천하는 것이다. 즉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충실한 가치를 전달한다는 원칙을 고수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고전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고 자신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기업에는 불황도 한번 스쳐가는 바람에 지나지 않음을 유념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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