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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3월 20일] 딱해 보이는 재정부

"국회(여당) 입장(지방 미분양 아파트 양도세 감면)이 그렇다고 다 됩니까!" "자기들(지식경제부)이 (중견기업 세제)지원책을 추진한다고 뜻대로 됩니까!" 지난 18일 지방 미분양 아파트 양도세 감면 방안과 중견기업 육성전략이 발표되기 사흘 전 기획재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담당자들의 얘기다. 뉘앙스에서 전해지듯 대답에는 하나같이 실무자로서의 자신감이 가득했다. 이들 방안에 반대하는 대외적 명분은 순진할 정도로 단순하다. 지방 미분양 양도세 감면은 세수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이고 중견기업 세제 지원의 경우 기존 법에 없는 새로운 중견기업 개념을 도입하는 또 다른 규제를 만드는 까닭에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합당한 논리다. 그럴싸한 명분을 들이댔지만 실상 다른 실무자들의 답변을 보면 전혀 다른 듯 속내가 엿보였다. 재정부의 다른 관계자들은 "재정부의 동의가 없는데 중견기업을 지원하는 세제방안이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 상정되면 통과나 될 것 같습니까" "재정부가 세수 부족을 우려해 감면을 중단한다고 했는데 선거 공약으로 비쳐질 세제 지원에 우리가 동의하면 뭐가 됩니까"라고 답했다. 결국 두 지원방안의 핵심은 세제 지원책인데 조세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인 재정부가 주도하는 것도 아니고 동의하지도 않는데 여당과 지경부가 세제 지원책을 들고 나오면 다 추진되냐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경부의 경우 정치인인 최경환 장관이 오면서 정책 부서로의 탈바꿈을 선언해 재정부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로 심기가 그리 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여당의 정치논리에 끌려다니며 주요 경제정책에 대해 주무부처로서 제목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질타받는 실정이다. 하지만 재정부의 속내가 참으로 안타깝다. 재정부가 꼭 조세 정책을 총괄해 주도할 필요는 없다. 국회나 관련 부처가 지원책을 내놓으며 유기적 협조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종 목표는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닌가. 결국 두 지원 방안은 재정부의 속내와는 상관없이 중견기업 육성과 지방 주택경기 활성화의 명분 아래 정부가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재정부는 친절하게 두 지원방안의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시대가 바뀌어도 과거에 머물고 있는 재정부가 참 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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