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하나은행이 지점 개설을 신청해 놓고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중 총리는 환담 후 오찬장으로 이동하면서 중앙은행 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이 문제를 언급했다. 그리고는 오찬을 시작하면서 박 대통령에게 "(중앙은행 총재가) 하나은행 호찌민 지점 개설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이 하나은행의 '민원'을 직접 해결해준 셈이다. 윤병세 외교 장관은 "손톱 밑 가시 애로사항의 하나를 해소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라고 소개했다. 원동 경제수석은 "신한은행과 IBK는 지점 개설 허가가 나왔는데 하나은행이 6년 동안 기다리고 있었다"며 "이번에 (박 대통령이 요청하자) 총리가 빨리 해주겠다고 약속을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나은행에게 호찌민지점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에 이어 동남아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하나은행 입장에서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대국인 베트남 시장에서의 안착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베트남 사절단이 한국에 왔을 때 따로 미팅을 마련해 지점 개설을 요청할 정도였다.
현재 베트남 금융시장은 국영은행 5개, 민영은행 37개, 외국계은행 46개 등 시장 규모에 비해 은행 수가 과다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베트남정부는 최근 2년 간 외국계은행의 신규 인가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과는 반대로 글로벌 뱅크들의 베트남 진출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이에 앞서선 기업은행이 새로운 경제도시로 떠오른 하노이에 지점개설을 승인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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