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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내수부진 겹쳐 밀어내기식 할인도

■ 쌓이는 재고… 경제 '빨간불' <br>현대차 17만대·제지 19만톤등 적정 관리수준 이미 넘어서


국내 기업들이 수출부진과 내수감소의 이중고로 재고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자동차ㆍ철강ㆍ제지의 경우 재고관리의 임계치 부근에 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주변에선 “재고조정을 위해 일부 기업에서는 자발적인 생산량 조절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에선 밀어내기 식 할인 마케팅도 강하게 진행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적정 관리 수준’ 넘어섰다=엔저의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업계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부진해져 적정 재고 수준을 이미 초과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의 적정 재고대수인 16만여대보다 1만여대 많은 17만여대, 기아차는 8만9,000여대보다 많은 9만3,000여대가 남아 있는 상태다. 내수 부문에서도 소형차의 판매가 저조, 지난해 생산된 물량을 소화해내지 못해 재고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A사는 지난해에 생산한 자동차 중 아직 판매하지 못해 출고센터와 전국 지점에 남아 있는 차량만도 1,000대(3월2일 기준)에 달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의 이 같은 재고누적 현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 다른 경쟁사인 C사의 경우 지난해 11월 전국 지점에 근무하는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6,000대를 밀어내기 형태로 판매하기도 했다. 이들 영업사원은 본인이 차를 구매하거나 인센티브를 포기하면서 차량 가격을 할인해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차량 교환시기가 늘어나면서 교체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량은 늘어나 재고발생이 불가피하다”며 “결국 수출에서 활로를 찾아야 하지만 차량 내구성과 엔저 현상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처지”라고 밝혔다. ◇유통단계마다 재고누적=지난해 감소세를 나타냈던 철강대리점의 유통재고도 올 들어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월 100만톤이었던 철강제품 유통재고량(전국 대형 유통점 기준)은 12월 83만8,000톤으로 줄었다가 1월에는 86만9,000톤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140.4를 기록했던 재고지수(2004년 1월 100 기준)도 같은 기간 145.7로 상승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환율하락으로 수출량이 줄어든데다 올 들어 가전의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쳐 수요가 줄어든 게 재고증가의 주요 요인”이라며 “중국 저가 철강제품을 중심으로 한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국내 제품의 재고증가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판재류 수입물량은 지난해 3월 92만7,000톤에서 지난해 말 111만2,000톤으로 늘어났다가 1월에는 114만2,000톤을 넘어섰다. 이처럼 수입 철강재의 국내 유입이 급증하자 철강협회는 지난달 27일 정기총회에서 유통협의회를 신설해 철강재 수급상황을 운영하기로 결의했다. 제지업계도 재고가 늘어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 제지업체의 경우 출고 대기장이 재고로 가득 채워져 있어 발 디딜 틈도 없다”고 전했다. 이날 현재 기준 제지업계가 안고 있는 인쇄용지 재고물량은 19만톤 규모로 적정 재고물량(15만톤)을 이미 훌쩍 넘겼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되자 공장매각과 구조조정에 착수한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D사의 경우 인력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지만 노조의 반발을 의식해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또 다른 E사는 최근 공장 설비를 매각하고 공장터에 아파트 건설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도체ㆍLCD 그나마 다행=지난해 말부터 재고조정을 서둘렀던 반도체ㆍLCD 분야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재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소형 LCD 패널의 경우 다소 재고가 지난해보다 늘긴 했지만 TV용 등 대형은 8세대 라인 가동 전까지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리콘웨이퍼의 경우 동부일렉ㆍ매그나칩 등 파운드리 업체의 가동률이 떨어지며 재고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매그나칩의 경우 현재 가동률이 65% 수준에 그치고 있고 동부일렉도 60%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재고증가 현상이 하반기에 수출과 내수 회복에 힘입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고 조짐이 보이고 있는 만큼 수출경쟁력이 되살아날 것”이라며 “경기가 급락하지 않는다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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