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일본인 캐디 한국어 몰라 거리·방향 알아서 쳤어요"

일본 골프역사 바꾼 '국보소녀' 김효주<br>명예의 전당 입회가 최종 목표<br>대회 끝났으니 연습장 가야죠

사진제공=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지금까지 이런 '괴물'은 없었다. 지난 4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 9타차 완벽 우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공동 12위, 그리고 10일 끝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 4타차 우승까지. 정식 프로로 데뷔도 하기 전에 한ㆍ미ㆍ일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여고생 김효주(17ㆍ대원외고2)는 이제 '프로 잡는 아마 괴물'을 넘어 '국보소녀'로 불려야 될 것 같다.

첫 출전한 일본 프로 대회에서 역대 최연소(만 16세332일) 우승과 18홀 최저타(61타), 한 라운드 최다 버디(11개) 등 무더기 신기록을 작성하고 10일 금의환향한 김효주를 김포공항에서 인터뷰했다.

◇캐디 도움 없이 혼자서 11언더파=산토리 레이디스 오픈 3라운드까지 선두에 7타차로 뒤졌던 김효주는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무려 11개의 버디를 잡아냈다. 이날 퍼트 수는 불과 21개. 사찰처럼 조용하기로 유명한 일본 골프장도 김효주의 신들린 버디 행진 앞에서는 요란한 탄성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정작 김효주는 무덤덤했다. "트로피가 너무 무거워 팔에 알이 배겼어요. 경기 후 최저타 등 기록들을 듣고 얼떨떨했지만 지금도 그냥 잘 쳤다는 느낌이 들 정도예요." 입국장을 빠져 나온 김효주는 수줍게 웃었다.

김효주 자신의 종전 최저타 기록은 아마추어 무대에서 기록한 8언더파라고.

놀라운 사실은 이번 대회에서 김효주의 캐디를 맡은 일본인이 한국어를 전혀 할 줄 몰랐다는 것. 김효주도 일본어를 모른다. 김효주는 "거의 모든 거리와 퍼트라인을 내가 본 대로 쳤다"고 태연하게 말했다.

◇나는 아마추어다=김효주를 둘러싼 '핫 이슈'는 이제 그의 진로다. 정확히는 한국이냐 일본이냐. 김효주는 이번 우승으로 프로 전향 시 일본 투어 전 대회 출전권을 얻을 가능성이 생겼다. 국내 투어의 경우 시드전을 통과해야 하는 데다 향후 2년간 해외 진출이 제한되기에 정식 프로로서의 출발을 일본에서 시작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효주는 그러나 조만간 출전할 아마추어 대회 준비에만 몰두할 생각이다.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아직 시간도 많잖아요. 2주 뒤 호심배 여자 아마추어 대회가 있어서 당장 내일(12일)부터 연습장(남서울CC)에 나가야 해요."



9월 세계아마추어 골프팀선수권대회(터키) 뒤 프로로 전향할 계획이지만 김효주는 "호심배 등에서 잘 쳐야만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수 있다"며 자세를 낮췄다. 하반기에 나설 수 있는 KLPGA 투어 2개 대회도 어느 대회에 나갈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

◇최종 꿈은 명예의 전당 입회=속초 교동초등학교 6학년 때 국가대표 주니어 상비군, 원주 육민관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은 김효주는 아마추어 통산 승수만 14승이다. 골프 말고 좋아하는 운동은 축구. 어릴 때부터 합숙에 익숙하다 보니 훈련이 끝나고 또래들과 축구하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주변에서 꼽는 김효주의 최대 강점은 멘털이다. "엄마를 닮아 무덤덤한 성격"이라고 했지만 후천적인 노력의 힘도 컸다. 신한금융그룹의 골프 꿈나무 후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10년 말 스포츠심리 전문가 조수경 박사를 알게 된 효주는 그때부터 수시로 조 박사와 카카오톡을 주고받으며 도움을 받고 있다. 김효주는 "최근에는 너 자신답게 플레이하라는 조언을 받았는데 어찌 보면 평범한 얘기지만 조 박사가 해주는 말이라 더욱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최종 목표를 물으니 대번에 대답이 돌아왔다.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거요." 김효주는 또 아마추어 신분이라 규정상 한 푼도 못 받은 프로 대회 상금만 4억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아깝지 않단다. "못 받는 거 알고 출전한 대회인데요, 뭘. 대신 상금보다 더 큰 경험을 했잖아요."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