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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이념 공방으로 얼룩진 교육판

● 서울시교육감 첫 TV토론<br>선행학습·학생인권 등 교육 정책은 제시 않고<br>정치 참여 경력 싸고 물고 뜯기에만 혈안

오는 19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후보로 등록한 5명이 첫 방송 토론에서 특정 후보의 정치 참여 경력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고려해 정당 개입이 철저하게 금지된 교육감 선거지만 후보들의 토론은 정치와 이념으로 얼룩졌다.

6일 개최된 서울특별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서울시교육감 후보자 방송토론회는 김현주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의 사회로 남승희ㆍ문용린ㆍ이상면ㆍ이수호ㆍ최명복 후보 다섯 명 모두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교육 전문가와 유권자들이 선택한 토론 주제는 ▦선행학습 해결과 공교육활성화 ▦고교선택제로 인한 학교서열화 ▦학생인권과 교권 양립 ▦방과 후 학교 정상화였다. 하지만 각 후보들은 정책 검증보다는 문 후보의 새누리당 관련 활동과 도덕성, 이수호 후보의 전교조ㆍ민노총 위원장 경력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최 후보는 문 후보의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부위원장 경력 등에 대해 "문 후보는 말로는 교육에 정치 관여가 안 된다고 하면서 민주당 교과부 장관과 새누리당 고위 당직자를 맡고 밀실 꼼수로 보수 단일 추대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가 사교육 업체인 대교의 연구 책임자로 활동한 사실과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해당 업체가 인수한 사학법인의 이사로 재직한 사실도 논란이 됐다. 남 후보는 "지금 교육감 재선거를 하고 있는 것은 결국 도덕성 때문"이라며 "사교육 업체와의 부적절한 밀착 관계가 사실이라면 이는 기본적 도덕성 문제이며 또 다시 과거를 반복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당적을 가지고 정치한 적 없고 교육전문가로서 자문한 것뿐"이라며 "이 자리에서는 정책 이야기만 하고 싶다"고 일축했다.



전교조ㆍ민노총 위원장을 거친 이수호 후보는 주로 정치 이념에 대한 공세를 받았다. 문 후보는 "전교조 시국선언 등으로 학교가 시끄러웠는데 이를 그냥 두고 공교육 활성화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답해달라"고 말했다. 최 후보도 "서울 지역 혁신학교는 모두 61개인데 이 가운데 전교조 교사 비율이 50%를 넘는 곳이 9개교나 되고 심지어 어떤 학교는 전체 26명의 교직원 중 교장ㆍ교감ㆍ영양사를 제외한 21명이 전교조 교사로 채워져 있다"며 "전교조 일색인 혁신학교는 배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수호 후보는 "정치적 중립이 돼야 할 교육감 선거를 정치로 몰고가는 듯한 느낌"이라며 "이념대립이 아니라 교육적 관점에서 토론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응수했다.

주제별 토론 내용은 후보들의 기존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남 후보는 일반계고에 대한 재정지원과 교과편성 자율성 제고를, 문 후보는 자율고 및 특목고 유지와 방과 후 학교 저소득층 지원 강화를 주장했다. 이상면 후보는 소크라테스식 문답수업을 통해 전인 교육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으며 이수호 후보는 서울형 혁신학교 확대와 자율형사립고의 단계적 일반계고 전환, 서울시와 함께 마을 공동체가 함께 하는 마을 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현역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으로 업무 파악 기간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학생인권조례에 소지품 검사 금지, 휴대폰 압수 금지, 간접체벌 금지, 성(性)적지향에 관한 항목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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