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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미국과 한국의 대선

올해는 정치의 해로 불릴 만큼 지구촌 곳곳에서 유난히 선거가 많았다. 새해 벽두부터 대만 총통 선거를 시작으로 러시아ㆍ프랑스ㆍ미국 등이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 그 중에서도 지난 6일 실시된 미국 대선은 한국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미국 대선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유권자를 배려한 선거’다. 한국과 달리 미국의 대통령 후보 TV 토론회는 그저 요식행위가 아니었다. 미국은 대선 전 모두 세 차례의 TV 정책 토론회를 가졌다. 당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했지만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1차 토론에서 선전하면서 막판까지 초접전의 승부가 이어졌다. 유권자들은 토론회를 통해 후보들의 정책 차이를 보다 선명하게 알게 됐고 후보들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십분 활용했다.

한국은 어떤가. 지금까지 실시된 방송토론을 봐서는 유권자를 위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는 26일 사상 초유의 ‘단독’토론회라는 웃지 못할 장면을 연출했다. 후보 간의 정책 대결이 없는 이 같은 형식의 토론회에서 유권자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에 앞서 실시된 야권의 단일화 후보 선출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잡음이 일었다. 토론회 시간대가 방송사의 드라마 방영 때문에 당초 예정된 오후10시에서 오후11시로 갑자기 늦춰진 것이다. 미국의 토론회가 황금 시간대에 편성되는 것과 비교된다. 방송사들이 유권자들이 대통령 후보에 대해 알 권리를 얼마나 우습게 여기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투표 시간 연장이 무산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미국이 더 많은 유권자들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전체 50개 주 가운데 34개 주에서 조기 투표를 실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정치권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이제 대선이 불과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까지는 세 번의 공식 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대통령 후보들이 이제부터라도 유권자를 위한 자세로 토론회에 임하기를 기대한다. 국민들이 정치에 등을 돌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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