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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니시코리 게이에게 배우는 성장전략-이영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요즘 일본 스포츠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은 26세의 니시코리 게이 선수다. 지난해 9월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에서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 등 강자들을 차례로 격파하며 결승에 올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아시아 국가 남자선수가 테니스 그랜드슬램대회 결승에 진출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서구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남자테니스에서 동양인이 메이저대회 결승에 오른 것 자체를 경이로운 사실로 평가한다. 178㎝라는 아담한 체구에 서비스 위력도 압도적이지 못한 니시코리가 톱랭커들을 꼼짝 못하게 한 것은 상식을 뛰어넘는 충격이었다.

지난해 니시코리는 US오픈 준우승 외에도 투어대회에서 모두 네 차례 정상에 오르며 역대 아시아 선수로는 가장 높은 세계랭킹 5위에 올랐다. 기량과 경험이 절정에 오르는 2~3년 내 메이저대회 우승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아시아판 커버스토리로 그의 성공 비결에 대해 소개했다. 20대 중반의 젊은이가 써가는 이변과 파란의 역사가 놀라울 따름이지만 사실 그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선수가 아니다. 다섯살 때 처음 라켓을 잡은 뒤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고 14살에 미국으로 보내져 세계적인 유소년 테니스교육기관에서 기본기를 다졌다. 어린 시절부터 축적된 체계적인 훈련과 다양한 경기 경험이 훗날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기 위한 자양분이 됐다. 니시코리는 소니의 창립자인 고(故) 모리타 아키오 회장의 동생 모리타 마사키가 일본테니스협회장으로 있는 동안 '길러진' 선수다. 모리타 회장은 '쓸데없는 투자'라는 비아냥 속에서도 테니스 유망주를 육성하기 위해 펀드를 만들고 이제 막 재능을 나타내기 시작한 니시코리에 대한 체계적인 후원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아시아계로는 처음으로 그랜드슬램대회를 제패한 마이클 창 등 세계적 지도자들을 코치로 영입해 안목을 높였다.

경기력 측면에서 니시코리는 명실상부한 세계정상급이다. 상대적으로 작은 체구를 만회할 만한 빠른 발과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를 갖고 있고 무엇보다 세계 테니스의 흐름인 공격적인 플레이에 능하다. 강한 상대와 싸우는 과정에서 상황을 읽고 전략적으로 플레이하는 힘을 키운 것도 큰 자산이다. 니시코리의 성공담은 우리 기업, 특히 중소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성공의 열쇠는 규모의 크고 작음에 있지 않고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객관적 조건의 열세를 뒤집을 수 있음을 그는 실증해 보였다. 해당 종목을 선도하는 전술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경기(시장)의 흐름을 읽는 정확한 눈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점도 보여줬다. 조직적이고 효과적인 지원프로그램이 성공을 앞당길 수 있다는 교훈도 제시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기다. 앞으로 쇄도하며 꽂아 넣는 그의 포핸드 스트로크는 강력하고 정교하다. 오랜 세월 다지고 익힌 비장의 무기, 기본에 충실한 경쟁력은 상대를 움츠리게 할 만한 나만의 필살기가 될 수 있음을 그가 온몸으로 웅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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