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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TOMBOY
왕년의 토종 패션브랜드 1세대 신세계인터내셔날에 피인수 후 착한 가격·디자인 개선 효과로1분기 매출 40억 작년의 두배… 성공적 리뉴얼 모델로 떠올라
심희정기자 yvette@sed.co.kr
'왕년의 톰보이'가 다시 날기 시작했다.
지난 1977년 설립돼 1980~1990년대 전성기를 누리며 국내 영캐주얼 시장을 이끌었던 토종 패션 브랜드 1세대인 톰보이. 코모도ㆍ톰보이진 등 30여개 브랜드로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당대 패션계를 흔들었던 메가 브랜드였지만 무리한 확장, 유행에 뒤처진 트렌드 탓에 2010년 7월 부도를 맞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지난해 6월 신세계인터내셔날(SI)에 인수되면서 최근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톰보이는 올 1ㆍ4분기에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소비부진으로 대다수 여성 캐주얼 브랜드가 최악의 시련기를 겪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이 같은 톰보이의 부활은 새 주인을 만난 후 디자인부터 로고ㆍ콘셉트ㆍ가격정책 등 모든 것을 다 바꾼 환골탈태 전략 덕분이라는 평가다.
톰보이는 SI에 인수된 후 브랜드 정비작업에 돌입, 올 봄ㆍ여름 시즌부터 로고와 심벌, 콘셉트를 바꾸면서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다. '코데즈컴바인' 론칭을 총괄했던 이지연 이사를 영입해 베이직과 트렌디함의 균형을 꾀해 '언컨벤셔널 컨템포러리 캐주얼'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완성했다. 올봄 베네통ㆍ시슬리 등 영캐주얼 등이 고전하는 사이 톰보이 트렌치코트와 재킷은 완판됐으며 최근에는 원피스까지 호응을 얻고 있다.
'클린 스마트 프라이스'를 앞세운 합리적인 가격정책도 주효했다. 종전에 20만원대 초반이던 재킷은 10만원가량 낮추고 티셔츠ㆍ블라우스 등은 2만~6만원가량 내려 가격 거품을 뺐다. 업계 관계자는 "편안한 소재의 독특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최근 소비자들의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지는데다 착한 가격, 과거의 인지도까지 시너지를 내면서 종전 주 소비층인 30~40대뿐 아니라 20대까지 구매고객층이 확대됐다"며 "최근 패션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리뉴얼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톰보이는 이 같은 기세를 몰아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376% 성장한 350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 매장을 10여개 더 늘리고 하반기에는 백화점 추가 진출을 노린다. 또 브랜드 재탄생을 알리는 길거리 이벤트, 블로그 공략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톰보이 관계자는 "주로 해외 명품을 수입해온 SI가 토종 브랜드인 톰보이를 인수하면서 성패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크다"면서 "젊은층이 선호하는 해외 패셔니스타 클로이 세비니를 톰보이 스타일의 아이콘으로 선정해 젊은층을 잡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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