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마하티르 총리의 실리외교

아시아적 가치를 강조하는 '아시아의 대변인',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서구 자본주의에 맞설 수 있는 인물로 평가 받고 있는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가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기자 회견장에 나타난 그의 얼굴에서는 삶의 황혼에서 느껴지는 피로감이 묻어 나왔지만 두 눈은 주위를 압도하리 만큼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일찍이 아시아 외환위기를 촉발시킨 장본인으로 서방 투기자본을 지목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의 위기 처방에 대해서도 신랄한 독설을 퍼부어 댔다. 일부 아시아 국가 수반들이 위기 탈출의 해법을 오로지 IMF와 서구에서 찾던 것과는 상당히 차별화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 같은 마하티르 총리의 행보는 '자주'와 '독단'사이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등 상당히 엇갈린 평가를 받아 왔다. 기자 회견장에 참석한 기자는 "아직도 아시아 외환위기가 서방 투기자본의 농간으로 발생한 것으로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에 대해 "나는 그저 조지 소로스 한 사람을 지칭했을 뿐 모든 투자자들을 투기꾼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한 발짝 물러서는 듯한 말이었다. 물론 이 같은 말 한마디로 마하티르의 노선 변화를 단정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예전에 없이 유연한 자세를 가지려는 흔적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그는 이번 한국 등 아시아 순방에 앞서 미국을 먼저 들렀다. 그는 미국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테러 전쟁을 지지함으로써 냉랭했던 양국 관계를 일순간에 호전시키는 수완을 발휘했다. 강대국 정상과 전시용 사진 한 장을 남기는 차원이 아닌 실리외교를 펼쳤다는 것. 특히 마하티르 총리는 실리콘밸리에 들러 말레이시아의 IT산업 발전을 위한 적지 않은 규모의 투자도 이끌어 냈다. IMF의 아시아 외환위기 해법을 둘러싸고 그 동안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분명 처방전에 문제가 있었다는 반증이다. 특히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수반으로써 미국과의 관계가 껄끄럽지 않을 수 없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최근에 보여주는 행보에는 국가의 실리를 위해 유연한 자세를 견지할 수 있는 큰 정치가의 노련함이 그대로 묻어 나오는 듯 했다. 기자 한운식<국제부>기자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