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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1월3일] 산업스파이 롬브 형제


부르는 게 값.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은 비단으로 폭리를 누렸다. 일찌감치 훔친 중국의 비단 제조비법을 발전시킨 덕이다. 독점구조가 깨진 것은 1717년. 영국인 토머스 롬브(Thomas Lombe) 등장 이후다. 그의 비단은 이탈리아 제품에 견주어 손색이 없었다. 비결은 기술 절도. 보안을 뚫고 볼로냐의 기술과 공장도면을 빼돌렸다. 토머스는 ‘영국에 없는 세 가지 비단생산 기술’이라는 특허도 냈다. 1685년 섬유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가업을 물려받은 토머스는 기존 기술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이복동생 존 롬브를 시켜 기술을 훔쳐냈다. 롬브 형제가 더비 공장에서 뽑아내는 싸고 품질 좋은 영국산 비단의 출현에 격분한 볼로냐는 암살단을 보냈다. 동생 존의 갑작스런 사망(1722년)은 여성 암살단의 독살로 전해진다. 토머스의 사업은 번창했다. 1732년에는 특허연장 신청이 기각됐지만 1만4,000파운드(요즘 가치 약 33억원)의 특별 보상금도 받았다. ‘이탈리아의 비단 독점을 깬 공로’을 인정받아서다. 기술 공유에도 그의 재산은 계속 불어나 1739년 1월3일 사망시 유산 12만파운드(약 238억원)을 남겼다. 토머스의 진짜 유산은 의욕 고취. 토머스의 성공신화에 자극받은 신기술이 봇물처럼 터져 종국에는 산업혁명으로 이어졌다. 산업 스파이 형제가 산업혁명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토머스가 신경을 곤두세운 것은 기술 역유출. 공장 입지를 강가로 정한 것도 공업용수 확보 외에 종업원 감시가 용이하다는 이유에서다. 첨단기술 보호는 오늘날에도 절체절명의 과제다. 최근 3년간 국가정보원이 사전 차단한 유출미수만 83건. 92조원의 국부가 샐 뻔했다. 드러나지 않은 피해가 얼마나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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