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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때부터 시작되는 인맥

조리원 동기로 만난 엄마들 자녀 유치원·학원도 같은 곳으로<br>높은 교육열·치열한 경쟁도 한몫 우리 사회 폐쇄성 보여주는 단면


"부모들이 인성이 확인된 사람들이라 아이들 수준도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으니 안심이 되죠."

지난해 2월 첫째 아이를 출산한 A씨(30)는 요새도 산후조리원에서 만난 '조리원 동기'들과 자주 만난다. 아이들을 같은 놀이학교에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사는 지역이 같으니 앞으로 같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낼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며 "아이들 스스로도 친구를 사귀겠지만 부모들끼리 잘 아는 사이인 친구를 만나는 것이 아무래도 더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산후조리원에서 마음이 맞는 산모들이 의기투합해 육아 정보를 나누고 육아용품도 공동구매하는 조리원 동기 모임이 늘고 있다. 나아가 놀이학교나 유치원도 같은 곳에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 그룹도 형성되고 있다.

보통은 같은 학교에 보내고 같은 학원에 보내면서 형성되는 아이들의 인맥이 이제는 신생아 때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다.

흔하진 않지만 아예 자녀 인맥을 위해 특정 산후조리원을 선택한 경우도 있다.

B씨(34)는 3년 전 첫아이를 출산할 무렵 사립초등학교 정보를 알아 볼 정도로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B씨는 산후조리원을 선택할 때도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강남의 한 산후조리원을 선택했다. 강남 엄마들과 친분을 쌓고 아이에게도 '강남 인맥'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B씨는 3년이 지난 지금도 조리원 동기들과의 만남을 유지하고 있다.



10년 넘게 산후조리원을 운영했다는 한 원장은 "사는 지역이나 수준이 비슷한 엄마들은 쉽게 친해지고 문화강좌나 놀이학교 유치원에도 같이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신필향 산후조리업협회장은 "자녀교육이라는 공통 화제가 있어서인지 13년 전 산후 조리원에서 만난 동기끼리 아직도 모임을 이어오는 분들도 있다"며 "최근엔 왕따나 학교폭력 문제가 심해지면서 엄마들이 아이 인맥 관리에 더욱 신경 쓰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러한 모임이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배경에 대해 서이종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교육열이 높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자녀 교육에 대한 고급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엄마들의 모임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경제력이나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계층 구조가 견고하며 그 만큼 폐쇄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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