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생산직의 48.3%가 50대 이상 준고령층이고 15∼29세 청년층은 8.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인 준고령층 생산직이 대부분 은퇴하는 2020년대 초반에는 산업현장에서의 세대 간 숙련 노하우 전수 문제가 중요하게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8일 '산업현장의 숙련 단절이 다가온다' 보고서를 통해 "산업화를 이끌어온 베이비붐 세대의 현장 경험을 청년층에게 전수하기에는 생산직 중 청년층 비중이 과도하게 낮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산직의 40.8%는 50대 이상 준고령층이고 청년층은 8.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 베이비붐 세대는 앞으로 10년 동안 하나둘 은퇴하게 된다. 지금까지 이들이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 등을 10년 동안 청년층에게 전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정작 노하우를 전수 받을 청년층 생산직 인력의 비율이 과도하게 낮다는 점이다. 2000년 이후 국내 취업자의 평균연령은 40.3세에서 올해 44.6세로 높아졌다. 특히 생산직은 2000년 40.9세였지만 현재 48.3세에 달한다. 50대 이상 생산직 1명당 청년층의 수는 같은 기간 0.77명에서 0.18명으로 뚝 떨어졌다. 국내 청년층의 빈자리는 대부분 외국인근로자들로 대체됐다. 이들은 귀국이 예정돼 있거나 단순작업에 주로 참여하는 비율이 높다.
보고서는 제조업에서 숙련 단절의 가능성이 특히 높은 업종으로 목재ㆍ종이ㆍ가구ㆍ음료 등 경공업 분야를 지목했다. 전자ㆍ자동차ㆍ선박 등 주력산업은 종사자 평균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낮아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무역연구원 관계자는 "일본에서도 단카이(團塊) 세대의 은퇴와 함께 숙련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2007년 문제'로 이슈화되기도 했다"며 "청년층의 생산직 유입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대학 진학에 뜻이 없는 고교생과 학력 수준에 적합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대학생들을 위해 위탁직업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사내 인재 양성과 함께 특성화고ㆍ전문대ㆍ직업훈련소 등에서 은퇴한 숙련 인력을 훈련 교사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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