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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애그플레이션보다 식량안보 내다봐야

국제곡물 가격이 급등해 식탁물가가 따라 오르는 애그플레이션 조짐이 심상치 않다. 최근 곡물가 앙등은 이상기후에 따른 공급부족 때문이다. 주요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뿐 아니라 러시아ㆍ아르헨티나ㆍ호주 등의 가뭄이 지속되면서 콩ㆍ옥수수 등의 생산량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곡물 가격은 지난 6월 하순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달 20일 콩과 옥수수 가격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곡물공급 부족과 가격급등 현상이 기상조건에 따라 생기고 사라지는 일과성이 아니라 꾸준히 만성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12일 '농업전망 2012~2021' 보고서를 통해 "국제곡물 가격 상승세는 2021년까지 향후 10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는 앞으로 10년간 전세계 농업생산량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바이오연료용 곡물수요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과거 수십년간 2% 이상을 기록한 농업생산량 증가율이 앞으로 10년간은 1.7%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자원 고갈, 이상기후, 농지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반면 곡물 수요는 미국과 브라질 정부 등이 바이오연료 사용을 강제함으로써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2021년이 되면 전체 사탕수수 생산량의 34%, 대두 등 식물성 기름의 16%, 옥수수의 14%가 식량이 아닌 바이오연료용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적인 곡물수급 불안은 우리나라에 또 하나의 큰 과제를 던져준다. 한국의 곡물자급률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2010년 현재 사료용을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6.7%에 불과하다. 쌀만 100%를 넘을 뿐 콩 8.7%, 옥수수와 밀은 각각 0.8%이다.



국제곡물시장은 과점구조다. 주요 곡물수출국이 5~6개국 정도이고 그마저 국제시장을 몇 개의 메이저 업체들이 장악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협상력은 지극히 취약하다. 우리나라의 곡물수입은 미국ㆍ중국ㆍ호주ㆍ브라질ㆍ아르헨티나ㆍ캐나다에 집중돼 있다. 그마저 73%를 곡물 메이저를 통해 들여온다.

국제곡물시장에서 돈이 있어도 사지 못하는 상황이 생각보다 일찍 닥칠 수 있다. 식량안보 문제를 심각하게 짚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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