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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생체실험(해외과학가 산책)

보다 아름다워지고 싶어하는 여성의 욕심 때문에 수많은 동물들이 죽거나 고통을 당한다는 사실을 아는 여성은 거의 없다.아이섀도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용 토끼는 강제로 눈속에 아이섀도를 넣는 괴로움을 겪고 루즈의 독성을 검사하기 위해 모르모트는 루즈가 섞인 모이를 먹으며 화학섬유의 촉감을 조사하기 위해 기니아 픽은 등의 보드라운 털을 깎이는 수모를 당한다. 새로 개발된 화장품이나 섬유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당하는 실험동물들의 고통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니다. 각종 의약과 식품의 약효와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 동물들은 「인류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아우슈비츠보다 더한 지옥에서 잔인한 고문을 받고 덧없이 죽는다. 이 때문에 실험동물을 다루는 과학자들은 많은 동물을 죽였다는 죄책감 때문에 괴로워하기도 하고 가끔 동물해방전선(ALF·Animal Liberation Frontier)과 같은 과격한 동물애호단체들의 항의와 협박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에 의약품이나 식품, 화장품 따위의 안전성과 효력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동물이 아닌 다른 방법들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 생체실험(In Vivo)을 시험관 실험(In Vitro)으로 바꾸는 것이다. 미국의 IVI사는 토끼의 피부와 같은 성분의 단백질막으로 이루어진 「코로시텍스」를 개발, 당국의 승인을 받아 지난 93년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화학섬유를 개발하는 회사들은 한 실험당 적어도 1백달러와 몇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됐으며 상당수의 토끼는 등가죽을 벗기는 고통을 면하게 됐다. 노스웨스턴 대학의 윌리엄 밀러 박사팀은 프록터앤갬블(P&G)사로부터 3년간 15만달러를 지원받아 토끼의 눈에 대한 충혈실험 대신 토끼에게서 안구 세포를 체취한 뒤 약물을 투입하여 관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P&G는 또 지금까지 실험동물에 1만2천여종의 화학약품을 실험한 결과를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로 구축, 컴퓨터를 통해 새로운 약품의 부작용 여부를 시뮬레이션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실험동물을 이용하지 않는 이같은 방법은 연구원들에게 죄책감을 주지 않는것은 물론 실험자체에 투입되는 시간과 돈을 크게 절약할 수 있을 뿐아니라 신제품의 개발에서 생산에 이르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보기를 들면 P&G는 이같은 방법들을 총동원하여 지난 84년에 비해 지난해 동물실험을 90%나 줄이고도 연구 규모를 8배나 늘리는 놀라운 생산성을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방법은 희생되는 동물의 수를 줄일 수 있을는지는 몰라도 동물실험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시험관 실험이 복잡하고 정교한 생명체를 대체할 수 없는데다 신뢰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복지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약품의 국부적인 약효와 부작용을 확인하는 실험보다 생체의 신경이나 행동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실험이 늘어나고 있어 인간의 복지는 어쩔 수 없이 동물의 희생을 강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허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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