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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 악재에 힘 빠진 코스피] 버팀목 연기금마저 이탈… "이미 저평가 돼 추가하락은 제한적"

美금리인상·中경기둔화에 수급공백까지 삼중고

장중 2,000선 붕괴… 개인 매수세로 간신히 회복

당분간 조정… 실적발표후 성장주 중심 반등 가능성

10일 코스피지수가 미국 금리인상 우려와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국내 기업 실적 부진 등 대내외 악재에 짓눌려 장중 2,000선이 무너졌다가 오후 들어 하락폭이 둔화되며 전 거래일 대비 0.35% 내린 2,003.17로 마감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시황을 바라보고 있다. /이호재기자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기둔화 등 '주요2개국(G2) 악재'에 주식시장이 짓눌리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공세 속에 코스피지수는 10일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을 장중 한때 밑돌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기업실적 개선 등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어 미국의 금리인상이 시작되기 전까지 시장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미 악재에 노출된 만큼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5%(7.06포인트) 하락한 2,003.17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1,993.96까지 떨어지며 지난달 9일 이후 한 달 만에 2,0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장 후반 개인들의 매수 확대로 2,000선을 간신히 회복하며 마무리됐지만 지난 4월 2,200선을 넘보던 당시와 비교하면 체력이 크게 떨어진 모습이다. 이날 외국인은 580억원, 기관은 32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660억원을 순매수하며 홀로 지수 방어에 나섰다. 코스닥지수 역시 이날 0.69% 내린 746.34로 마감하며 5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국내 기업 실적 저하, 여기에 외국인 수급 공백 속에서도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 자금 이탈 등이 시장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기하락에 따른 불확실성은 최근 증시를 짓누르는 가장 큰 악재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중국 경기하락과 미국 금리인상의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하는 등 G2의 하락 압력이 극대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불확실성이 반영되면서 달러 강세와 신흥국 통화 약세가 진행되고 있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실적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증권정보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기업들의 3·4분기 상장사 영업이익 전망치는 33조3,361억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3.18% 줄어들었다.

G2 불확실성으로 인한 수급 공백도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상반기 코스피지수 상승의 주체였던 외국인은 6월 들어 순매도로 돌아섰고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임박했다는 판단에 7월에는 1조7,911억원을 유가증권시장에서 팔았다. 8월 들어서도 단 하루(4일)를 제외하고 연일 매도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수급의 한 축인 연기금마저 최근 매도 행렬에 동참하면서 지수에 부담을 주고 있다. 연기금은 올해 상반기 5조원 규모의 순매수를 하며 지수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7월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4,419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기둔화와 함께 국내 기업 실적마저 상승 탄력을 잃자 대형주 중심으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통화정책 등도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침체에 따른 펀더멘털 악화에도 강력한 정부 정책으로 주가 상승 불씨를 이어온 일본·중국 시장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실제 이날 대외 악재가 한중일 시장 모두에 영향을 끼쳤지만 한국 증시만 유일하게 하락 마감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통한 엔화가치 하락으로 수출기업의 실적개선을 이끌어내는 개방형 통화정책에 성공했던 것과 달리 한국은 기준금리를 내릴 때마다 마치 '이번이 마지막 인하'라는 뉘앙스의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함으로써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꺼뜨리는 폐쇄형 통화정책으로 금리인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대외 악재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지수는 제한적 등락을 지속하며 횡보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주가가 이미 여러 악재들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 상황에 미국 금리인상 이후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신흥국 대비 튼튼한 펀더멘털이 부각될 경우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상승반전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현재 코스피지수가 저평가 영역에 있어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이라며 "하지만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미국 경기 회복에 따른 달러 수요가 높아지면 국내 대형주에도 온기가 전해질 것으로 보이고 실적발표 이후 성장주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서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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