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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총재, 영수회담 다시 제의

이총재, 영수회담 다시 제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2일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지난주 용도폐기됐던 영수회담 카드를 다시 제의한 것은 여권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는 최후통첩의 성격이 짙다. 李총재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아마도 두번이나 영수회담을 제의한 것은 유례가 없을 것』이라며『여당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여당이 아니며, 만일 영수회담 제의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당력을 총집중해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李총재가 이같이 초강수를 두고 있는 것은 「조건없이」 국회에 등원했다가 여당이 「성의없는」 태도로 일관할 경우 다시 국회를 박차고 나오기 힘든 처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 내부에서는 9월 한달 동안 4차례나 계속된 장외집회의 피로감이 심화되면서 등원론이 큰 물줄기를 형성해 가고 있다. 하지만 李총재는 한빛은행 사건 등 정국현안이 여과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등원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李총재의 영수회담 재촉구 카드는 장외투쟁을 청산하고 국회에 들어갈 수 있는 「퇴로」를 열어 달라는 주문으로도 받아 들여지고 있는 데다 당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등원론 등을 무마시키려는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민주당이 이날 오후 총무회담을 열어 회담 개최를 위한 구체적 의제와 절차를 협의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박병석(朴炳錫)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여야 영수회담을 거부한 적이 없으며 수용할 용의가 있다』며『회담 절차 등을 논의하기 위해 오늘 오후 열릴 총무회담은 상당히 실무적 의미를 많이 풍기는게 아니냐』고 강조, 영수회담 개최의 전격 합의 가능성을 비쳤다. 여기에 민주당이 산적한 민생현안을 감안, 국회정상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영수회담 개최 전망을 밝게해주고 있다. 그러나 朴대변인이『영수회담이 등원의 전제조건이어선 안되며 등원한 뒤에도 영수회담을 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영수회담은 경제문제, 남북관계 등 국가적 차원의 문제를 폭넓게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돼야 한다』고 덧붙여 여야간 줄다리기가 당분간 되풀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야가 협의를 통해 한빛은행 사건 등에 대한 특검제 도입여부 등 정국현안의 접점을 찾는다면 국회정상화는 금주 중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야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담자체가 무산될 경우 李총재는 대여강경투쟁 카드밖에 없다는 점에서 국회정상화는 요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정록기자 입력시간 2000/10/02 17:52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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