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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현대판 혹세무민


혹세무민(惑世誣民)이라는 널리 알려진 고사성어가 있다. 말 그대로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미혹하게 해 속인다는 의미이다.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해 영국 화산재정보센터(VACC)가 한국 상공도 방사능 위험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다. 이에 일부 야당에서는 우리나라도 방사능 위험으로부터 더 이상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방사능 위험성에 국민들을 더는 방치하면 안될 것이라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언론과 정치권에서 우리나라 상공도 방사능 위험가능성 있다고 주장하니 국민들은 얼마나 혼란스럽고 불안하겠는가. 과연 우리나라 상공에도 방사능 위험가능성이 있는 것인가.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그러한 위험가능성은 없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 상공에 편서풍이 탁월하게 유지되고 있어 기류는 계속 태평양쪽으로 불어나가고 있다는 것이 기상청의 공식 입장이다. 이런 기류가 유지되는 한 후쿠시마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 상공에 도달하려면 미국을 거쳐 지구 한 바퀴를 돌아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방사성 물질이 미국까지 오더라도 본토는 물론이고 하와이에 도달하기 전에 소멸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자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영국 화산재정보센터(VACC)가 발표한 '방사능 긴급정보'라는 제목의 내용은 해당 국가 상공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후쿠시마에서 원전사고 났으니 인근 상공을 항행하는 민간항공기는 조심하라는 의미이다. 실제로 이 정보에는 우리나라 인천뿐 아니라 상하이ㆍ마닐라ㆍ블라디보스토크ㆍ후쿠오카 등은 물론 저 멀리 앵커리지까지 포함되어 있다. VACC가 발표한 정보 원문만 봤더라도 명확히 그 내용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물론이고 일부 정치권에서도 혹세무민식으로 실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침소봉대하며 불안감을 조성하고 사회 혼란을 부추기고 있으니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실제로 요오드가 방사선 피폭 예방효과가 있다는 말에 일명 빨간약이나 가글을 먹자는 유언비어와 함께 요오드 성분이 든 소금 사재기 열풍까지 불고 있다고 하니 그냥 웃고 넘길 일은 아닌 듯하다. 물론 일본 원전사고와 관련한 방사선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한치의 방심도 없이 기류분석 및 긴급상황을 대비한 대책에 만전을 기울여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국가위기에 대비한 통합위기관리체재를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과거 천안함 음모설과 광우병 괴담 등으로 우리 사회가 얼마나 혼란스러웠고 산정하기 어려운 사회적 비용을 치렀는가를 깊이 반추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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