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금융수도 뭄바이에서 발생한 통근열차 폭탄 테러 사망자가 173명으로 늘어나고 부상자도 500여명에 육박하는 등 인명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또 인도 주식와 루피화ㆍ 채권 값이 동반 하락하고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금ㆍ은 가격이 급상승했다. ◇30분새 8번 '꽝꽝'… = 연쇄 폭발은 통근열차가 퇴근길 시민들로 북적이던 11일 오후 6시9분(현지시각) 카르역과 마힘역 사이를 운행하던 통근열차 1등석에서 폭발음과 함께 시작됐다. 곧 이어 반드라ㆍ마툰ㆍ조게시와리ㆍ보리발리ㆍ마얀다르ㆍ산타크루즈 역 부근의 열차와 플랫폼에서 7번 더 폭발이 이어졌다. 이 모든 것이 일어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30분이 채 안됐다. 특히 폭탄이 대부분 열차안에서 터져 피해가 컸다. CNN과 블룸버그는 이번 테러로 최소 174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도 490여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한 생존자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굉음이 있은 후 기차안이 꼭 지옥같았다"며 "신음소리와 사람 찾는 소리로 객실이 가득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뭄바이 등 비상 경계령, 카슈미르 분리주의세력 주목= 인도정부는 테러 직후 뭄바이와 수도 뉴델리에 비상경계령을 발동했다. 만모한 싱 총리는 긴급대책회의 후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는 수치스러운 짓이며 범죄자는 반드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안당국은 통근시간대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 조직적인 테러리스트에 의해 치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카슈미르에서 활동하는 지난 2001년 의사당 테러와 뉴델리 시장 폭탄 테러를 감행했던 '라스카르-에-토에바이(LeT)'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LeT는 성명에서 "이번 테러를 규탄한다"고 밝혀 연관성을 부인했다. ◇주식ㆍ루피화ㆍ채권값 동반 하락= 뭄바이 폭탄테러는 즉각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 11일 달러화 대비 인도 루피 환율은 전일보다 0.2% 하락한 달러당 46.22달러로 장을 마쳤고,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7.59%로 0.11% 포인트 상승해 2001년 12월 이후 최고수준으로 올랐다. 해외에 상장한 인도 기업의 주가 역시 하락했다. 11일 인도 3대 소프트웨어업체인 위프로의 뉴욕증시 상장 예탁증서(ADR) 가격은 전일보다 1.1%(14센트) 하락한 12.44달러에 장을 마쳤고, 사티얌 컴퓨터서비스와 레디스 래버러터리도 각각 1%와 3% 떨어졌다. 국제 금ㆍ은 가격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로 2~4% 상승했다. 아이디어글로벌의 람야 수리야나라야난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테러가 인도 경제에 영향을 주기는 하겠지만 단기 충격에 그칠 것"이라며 "지난해 홍수와 산사태로 1,000여명이 사망했을 때 시장이 곧 회복한 것 처럼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