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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선 오바마 2기 외교정책

아시아 중시 천명한 사이 중동정세 급속 악화<br>중동 영향력 떨어지자 민주당서도 "개입" 목청


중동지역에 '살짝 발을 담그는(light footprint)' 동시에 '아시아로 중심축을 옮기는(pivot to Asia)'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집권2기 외교정책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지역에 불이 붙은 와중에 재선 이후 첫 해외순방 일정으로 동남아시아 3개국을 선택, 집권 2기 외교정책의 무게가 아시아태평양으로 한층 옮겨갈 것임을 만천하에 시사했다. 19일에는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해 6시간 동안 체류하며 미얀마 정치개혁과 경제재건을 위한 미국의 지원방안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면전이 임박하고 시리아 내전으로 4만명에 달하는 인명이 희생되는 등 중동정세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면서 중동 내 미국의 영향력을 급속도로 위축시키는 오바마 외교정책에 대한 비난과 우려의 목소리도 고조되고 있다. 다급한 중동 현안에 오바마의 아시아 중시정책의 발목이 잡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중시 외교를 강화하기 위해 나선 태국ㆍ미얀마ㆍ캄보디아 등 동남아 3개국 순방일정에 가자지구 분쟁으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첫 방문국인 태국에 도착하기 전부터 중동 상황이 악화함에 따라 가자지구의 무력충돌을 완화하기 위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 등과의 전화통화에 여념이 없다고 NYT는 전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원격외교'는 사실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이 닷새째 이어지면서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는 18일 현재 민간인 포함해 75명가량으로 늘었고 하마스의 반격으로 이스라엘 사상자도 다수 발생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에 대한 작전확대 의사를 밝히면서 양측 간 교전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위기가 시시각각 고조되고 있다.

가자지구 사태뿐이 아니다. 미국이 개입을 꺼리는 사이 시리아에서는 4만명에 달하는 희생자가 발생했다. 리비아 벵가지영사관 피습사건은 무아마르 카다피 축출 이후 리비아 내 외교 및 정보수집 활동에 느슨했던 것이 화근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란 핵개발은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내년 6월 중순께 이스라엘이 설정한 '레드라인(금지선)'에 도달, 양국 간에 심각한 충돌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 때문에 중동에 '살짝 발을 담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이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지나치게 약화시켰다는 비판과 함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민주당 내부에서도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의 영향력이 위축되는 사이 에너지 자원 확보에 혈안이 된 중국의 중동지역 내 입김이 점차 강화되는 점도 문제다.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엘리엇 코언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대부분의 문제들을 한 발 떨어져서 다루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고 강조했다.

또 아시아 국가들이 원유수입을 중동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오바마 대통령이 중심축을 아시아로 옮겨갈수록 중동지역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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