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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뱀의 지혜가 필요하다


최근 참석한 한 대형건설사의 시무식은 비장함이 감돌았다. 변화와 혁신 없이는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임직원들의 표정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연말 인사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건설사마다 임원을 감축하거나 직원 승진을 최소화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대형건설사 몇 군데를 제외하곤 건설사들이 줄줄이 나가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 팽배해 있다"는 중견건설사 임원의 한숨이 심각하게 들리는 이유다.

그동안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 몇 년간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던 대형 건설사들조차 크게 악화된 재무제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사업을 따내기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저가 수주가 잇따르다 보니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건설사 가운데 워크아웃ㆍ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는 업체만 23개에 달한 상태니 중견건설사들의 사정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해 정부의 9ㆍ10 대책에도 불구하고 미분양 물량과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은 오히려 증가했다. 그나마 전국 집값의 하락세를 막았던 지방 광역시들도 공급과잉으로 올해는 분위기가 한풀 꺾일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위기 속에도 기회는 존재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동ㆍ아시아 등에서 신도시 개발과 인프라 건설발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정부도 올해 수주 목표를 사상 최고 수주액인 700억~750억달러로 높여 설정했다. 더욱이 올해 출범하는 새 정부가 중산층 재건과 일자리 창출을 천명한 만큼 부동산 경기 활성화 여부는 건설산업은 물론 우리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건설업계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겠지만 정치권과 정부 모두 시장거래 활성화를 가로막는 제도를 없애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건설업계가 뱀의 지혜를 빌려 얽혀 있는 시장의 실타래를 풀어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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