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천만시대, 당신은 무엇을 보았는가'의 저자는 향후 10년간 한국경제를 규정할 최대 변수는 '중국'이라고 주장한다. 중국 가운데서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유커(游客)'를 통해 미래를 통찰하려고 했다. 물론 유커의 공세는 이미 진행중이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유커는 612만명. 최근 매년 40~50%씩 급증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 기업, 재계, 문화계 모두 이들의 직접적인 영향 아래 있는 것이다.
저자는 늦어도 2018년까지 유커 입국자가 연간 1,000만명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단언했다. 이들의 소비액은 무려 30조원이 넘게 된다. 즉 국내 내수시장의 10%에 해당되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소비자가 기존의 국내소비자와 많은 면에서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 문화·정서와의 충돌도 예상된다. 저자는 유커 4,000만 시대를 넘고 있는 홍콩을 예로 들면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홍콩은 넘쳐나는 유커에 교통과 숙박, 유통, 의료 등등의 사회시스템이 지장을 받자 더이상 그들을 받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다고 한다.
덕분에 한국은 오히려 유리한 입장이다. 한국은 유커를 맞을 수 있는 충분한 여유가 있고 홍콩이나 마카오에서 밀려난 유커들의 방문지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리적 인접성이나 문화의 친근성, 쇼핑여건과 자연환경으로 한국은 여전히 유커가 몰릴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유커 붐을 논하기에 앞서 독자 중에서 아직도 명동과 제주도에 넘쳐나기 시작한 유커들을 떠올리는 이들이 있다면 그 모습을 지워버리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듯싶다. 어쩌면 선입견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5년 동안 우리나라가 경험했던 유커 붐과 앞으로 벌어질 유커 붐은 차원이 다른 모습일 것이다."
저자는 유커의 영향으로 대한민국의 경제지도가 변화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화장품·패션산업에서 면세점, 음식, 공연, 관광지 등 전분야를 망라한다. 성공을 위해서는 유커의 흐름을 지혜롭게 타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박현민 스타호스텔 대표의 코멘트를 통해 말한다. "과거엔 돈 벌러 중국으로 나갔지만, 이제 한국에서 충분히 중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한편 저자는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에 재직 중인데 지난 2002년 삼성그룹 중국 지역전문가로 선발돼 베이징 어언문화대에서 연수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에 인연을 쌓았단다. 자신의 약력에서 '2003년 베이징 출신 중국인 부인과 결혼'했다고 했는데, '베이징 출신'이라는 말은 '베이징 호구(戶口)'를 가졌다는 말일 것이다. 이렇게 '호구'를 강조하는 것을 보면 이미 중국적인 정서가 깊이 스며든 것 같아 흥미롭다.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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