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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필의 음악 이야기] 크로스오버 뮤직

크로스오버는 ‘교차’ ‘융합’이라는 의미다. 음악의 각기 다른 장르가 서로를 넘나들며 그 요소들이 합해져 만들어진 음악을 크로스오버 뮤직(crossover music) 이라 부른다

이 용어는 원래 미국에서 한곡이 여러 장르의 차트에 동시에 등장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었다, 사실 ‘퓨전음악’과도 같은 말인데 미국을 대표하는 재즈음악이 여러 장르와 섞여 재탄생한 것이 ‘퓨전재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볼 때 ‘블루스’도 미국의 민속적인 음악과 흑인의 음악적 전통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것이니 알고보면 크로스오버는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

그리고 이제는 좀처럼 변화를 꽤하지 않는 클래식계에도 크로스오버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 클래식과 대중음악, 민속음악 등이 접목되어 많은 음악들이 발표되고 있으며 거기에 따른 공연과 행사들도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1980년대 초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와 가수 존 덴버가 함께 부른 ‘퍼햅스 러브(Perhaps love)’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내 큰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말 대중가요 작곡가 김희갑의 작곡으로 성악가 박인수와 가수 이동원이 부른 ‘향수’라는 명곡이 탄생되어 우리나라 크로스오버 음악의 첫 문을 열었다. 이후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많은 크로스오버 곡들이 만들어지고 전문 아티스트들이 생겨났다.

음악의 한 장르가 만들어지고 그 자리를 잡아간다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대표적인 작곡가와 연주가가 많이 배출되어야 하고 세월을 통해 그 음악을 듣는 이들의 영향력이 생겨 자연스럽게 음악계에서 인정받는 절차를 거쳐야만 한 장르로서의 구분이 가능해진다. 필자가 생각하건데 이것은 절대로 쉽게 만들어지는 음악이 아니고 또 절대 그래서도 안된다. 어느 장르이든 서로 무조건 합쳐져서 서로의 본질이 흐려진다면 그것은 매우 천박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성악가이지만 클래식 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의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거기에는 탱고도 있고 뮤지컬 넘버들, 라틴음악, 민요, 가요까지 있다. 하지만 꼭 지켜가려고 노력하는 게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성악가로서의 본질을 잃지 않으려는 것이다. 한번은 모 공중파 방송에 출연해 우리 대중가요를 부르게 되었다. 리허설 때 나도 모르게 그 곡을 불렀던 원래 가수의 음악적 표현을 비슷하게 해보려고 시도한적이 있다. 그때 관현악단의 지휘자께서 내게 다가와 이렇게 조언해 주셨다. 오늘 청중은 테너 류정필의 노래와 그 표현을 듣기 원하는 것이니 성악가 답게 불러달라 하셨고 나는 본 녹화때 그 조언을 따라 불러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크로스오버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클래식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좋아하는 음악과 클래식을 잘 융합시켜 쉽게 다가갈수 있게 해주고,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새로운 음악에 눈을 뜨게 해준다. 하지만 이미 존재해온 장르들이 그 본연의 모습을 제대로 지켜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 이유는 세상의 수많은 음악들이 원래의 순수함을 잘 지켜 갈때,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크로스오버 음악이 더욱 발전할 수 있고, 또한 앞으로 나아갈 바를 올바로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그 뿌리가 든든해야 오래가는 것이다” 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떠오른다. (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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