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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새 권력도 통화전쟁 조짐

중국, 미 대선 끝나자 위안화 약세 유도에<br>미국, 수출·일자리 등 악영향… 경계 나서


지난 수개월 동안 위안화 절상을 용인해온 중국이 최근 들어 위안화 상승 흐름에 브레이크를 걸기 시작했다. 시장의 위안화 절상 압력을 당국이 인위적으로 억누르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올해 말까지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1%가량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작아지는 세계 수출시장의 파이를 차지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 간 통화전쟁의 막이 또다시 오르려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8일 개막한 중국의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인민은행이 최근 기준환율을 묶어둠으로써 한동안 지속돼온 위안화 절상 추세에 제동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위안화 기준환율은 10월 초 달러당 6.34위안대에서 약 한주 만에 6.30대로 하락(위안화 가치 상승)했으나 이후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9일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자금유입이 늘어나자 인민은행은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8% 낮은 6.3012위안으로 조정했지만 시장의 절상 압력을 반영하지는 못하는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위안화 환율은 8일까지 나흘 연속 기준환율의 1%로 규정된 가격변동 제한폭까지 하락한 바 있다. 시장의 거센 위안화 절상 압력을 당국이 기준환율로 억누르고 있다는 의미다.

WSJ에 따르면 외환 전문가들은 지난 수개월간의 위안화 강세와 관련, 중국 당국이 대선을 앞둔 미국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위안화 절상을 유도해왔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선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저마다 중국과의 무역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위안화 절상을 거세게 요구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부양을 위해 9월 3차 양적완화를 실시하면서 달러화 약세와 위안화 강세에 한층 속도가 붙었다. 올 들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0.8% 상승했으며 지난달 11일에서 25일까지 2주 사이에는 무려 0.6%나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 같은 절상 흐름은 중국 내 권력교체가 임박하면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국내 권력교체기를 맞아 경제와 금융시장의 '안정'을 추구하기 위해 시장 흐름에 역행해 기준환율을 일정 범위에서 고정시키고 있다고 풀이했다.

허웨이성 중국 씨티은행 스트래티지스트는 "지금 상황에서 중국 당국은 '안정'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며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고시를 통해 시장의 달러ㆍ위안 환율 전망이 과도하게 편향되지 않도록 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크레디아그리콜의 다리우시 코발치크 외환전략가는 최근 위안화가 약세 조짐을 보이는 데 대해 "중국의 교역에 부담이 되고 수출업자의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강(强)위안화 흐름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중국의 인위적인 위안화 방어가 미국경제 회생과 일자리 창출의 사명을 띠고 출범하는 집권 2기 오바마 정권과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규정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던 롬니 후보만큼은 아니더라도 대중 무역적자 해소와 수출경쟁력 제고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국의 인위적인 환율 억제를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약달러를 유지하기 위한 FRB의 양적완화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정치적 불안 속에 출범하는 중국의 시진핑 정권이 경제성장과 수출확대를 위해 위안화 절하로 통화정책의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리강 인민은행 부행장도 최근 위안화 환율이 이미 균형점에 접근한 상태라고 언급했다고 WSJ는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위안화가 1%가량 절하돼 달러당 6.30위안선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최근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무역제재 움직임이 고조되면서 새로 국제무대에 발을 내딛는 시진핑 정권이 보복과 '기선제압' 차원에서 위안화 절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지난해 미국 상원이 중국을 겨냥한 '환율조작국 제재법'을 통과시키며 위안화 절상 압력을 높이자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불과 이틀 사이 0.4%가량 절하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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