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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증시활성화 단기대책 앞서 구조개선 고민해야

한국 증시가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크다. 지난 8월 한때 2,068.5로 올랐던 코스피는 17일 1,900.66까지 떨어져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증시의 '공포지수'로 일컬어지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까지 전일 대비 1.58포인트 오른 18.65로 거래를 마쳐 1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외국인 순매도가 가장 큰 원인이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일째 '팔자'를 이어간 끝에 이달 들어서만 2조4,000억원이 증시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달러 강세와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변수가 외국인 자금 이탈을 촉발해 신흥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흔한 현상이다. 문제는 유독 한국이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달 들어 달러 대비 원화 가치 하락률은 2.06%로 대만과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주요 7개 신흥국 중 가장 컸을 뿐 아니라 낙폭이 두 번째인 말레이시아 링깃(0.40%)의 무려 5배에 달했다. 덩달아 한국의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까지 6개월 만에 최고로 솟구쳤다. 당장 미국·유럽·일본·중국은 물론 신흥국 경제까지 심상치 않은데 앞일이 더 걱정이다. 특히 유로존은 '트리플딥(경기 삼중침체)'에 대한 우려에다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국가의 재정위험이 다시 부각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국내외 경제가 단기·일시적 흐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금융위원회가 이달 발표할 주식시장 활성화 대책은 단기처방보다 구조개선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미 밝혔듯 인위적 부양책은 증시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내 기관투자가와 각종 연기금의 투자확대 조치 등이 필요한 것은 인정하지만 오히려 증시 선진화라는 중장기 비전을 갖고 진행돼야 한다. 그래야만 작은 외풍에도 휘청대는 한국 증시의 허약 체질을 바꿔나갈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들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다. 투자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것보다 확실한 증시 활성화 대책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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