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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형랩 대형주 중심 벗고 새 투자전략 펼친다

수익률 부진 탈피ㆍ자금 이탈 방지 위해 소수 대형주 중심서 가치주ㆍSRI 등으로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자문형 랩이 대형주 위주의 압축 투자에서 벗어나 가치주 등으로 투자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저조한 수익률과 이에 따른 자금이탈로 고전을 면치 못하자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자문형 랩 잔고는 6조830억원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말(6조320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증가했지만 지난해 5월 말 9조1,800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로는 내리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8월 급락장에서 '소수 대형주 압축투자'라는 스타일이 변동성 대응에 실패하면서 8ㆍ9월 두 달 동안만 2조4,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특히 연초 이후에는 증시가 회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이 이에 따라가지 못하면서 자금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A증권사가 판매중인 자문형랩의 최근 3개월(27일 기준)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지난 27일 기준으로 코스피는 10.7% 올랐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문사들은 이에 한참 못미치는 성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프렌드는 9.0%의 수익률에 그쳤고 ▦세이 8.5% ▦HR 8.5% ▦한국창의 8.0% ▦AK 5.5% 등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브레인투자자문이 13%를 기록하며 시장 평균을 상회한 것이 위안거리였다.

특히 창의의 경우 삼성전자나 화학 등 연초 주도주보다는 내수주 비중을 키워 놓은 채로 적절한 시장대응에 나서지 않아 수익률이 떨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편입 비중은 브레인이 20%로 가장 높았고 ▦창의 20% ▦HR 15% ▦세이 12% 코스모 8% 등의 순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수익률 저조에 자금 이탈이 이어지자 관련 업계는 생존을 위한 전략 수정에 나서고 있다. '소수 대형주 압축투자'라는 기존 스타일에서 벗어나 새로운 투자 전략을 가미하기 시작한 것이다.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중인 ‘신한-세븐아이즈 자문형 랩’은 저평가된 가치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기존 자문형 랩의 대형주 중심, 액티브형 전략과는 접근이 다른 셈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데 초점을 둔 이 랩은 세븐아이즈 투자자문이 저평가 가치주를 발굴해 신한금융투자에 포트폴리오 자문을 제공한다.

동양증권도 최근 사회책임투자(SRI)에 특화된 'MY W 나눔+SRI 자문형랩'을 출시했다. 대다수의 자문형 랩이 기업의 실적 같은 정량지표를 중심으로 편입종목을 선정했다면, 이 상품은 기업지배구조, 사회적 가치, 친환경 등 비재무적인 정성지표도 함께 고려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가 고점 부담에 주식형펀드는 물론 랩에서도 자금 빠지고 있다”며 “랩의 경우 수익률도 그다지 높지 않아 향후 3개월 정도는 주가 흐름에 따른 자금 이탈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랩 수익과 판매가 모두 부진했고, 올해 들어서도 수익률 내기가 어렵다 보니 포트폴리오 내 종목 수를 늘린다거나 투자 대상을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59개 투자자문사의 4~12월 누적 당기순이익은 193억원으로 2010년 같은 기간보다 73.6%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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