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 창동에 사는 회사원 김나영(41)씨는 요즘 들어 출퇴근길이 무척 힘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출퇴근 시간에 신문을 접어서 읽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지하철과 시내버스에서 신문을 읽는 일이 힘들어졌다. 김씨는 창동역에서 1호선을 타고 청량리역까지 가서 다시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답십리에 있는 사무실까지 출근을 하는데 출근길이 이전만큼 즐겁지가 않다. 고유가 이후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7일 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지난 2월20일부터 3월19일까지 한 달 동안 5~8호선을 이용한 승객 수는 7,04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845만명보다 200만명(2.9%) 증가했다. 일평균 이용 승객 수도 25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만명가량 크게 늘었다. 도시철도공사의 한 관계자는 "3월 셋째 주(13일~19일)의 경우 일평균 승객 수가 260만명으로 지난해의 251만명보다 3.5%나 급증했다"며 "중동 불안 등으로 고유가 사태가 계속될 경우 지하철 이용 승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4호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구간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한 관계자는 "3월 둘째 주(7일~11일)의 경우 하루 평균 지하철 이용 승객은 479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71만명보다 8만명(1.6%) 늘었다"며 "출근길이 힘들다고 호소하는 승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서민들의 또 다른 대중교통수단인 시내버스도 고유가로 승객들이 부쩍 늘었다. 이달 들어 18일까지 서울시 시내버스를 이용한 승객 수는 870만명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851만명보다 19만명(2.2%)이나 증가한 것이다. 권오혁 서울시 버스관리과장은 "고유가 여파로 버스 이용 승객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최근 시내버스 운행을 278회 증편했다"며 "이는 한 달에 70만명을 추가로 더 수송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27일 전국 평균 리터당 1,867원이었던 휘발유 가격은 이달 27일 1,963원을 기록하는 등 한 달 동안 5.1%나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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