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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특집]최강 브랜드 파워

감자칩보다 유명해진 인텔칩'인텔 인사이드' 왠만한 컴퓨터에는 의례 모니터나 본체에 붙어있기 마련인 이 스티커는 내부에 인텔사의 칩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종의 브랜드다. 인텔은 소비자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부품의 품질을 이미지화시키는데 성공, 숱한 경쟁업체들을 멀리 따돌리는데 성공했다. 현재 전세계 CPU시장의 90% 이상은 인텔 칩을 사용할 정도. 덕분에 인텔의 기업인지도는 80%를 웃돌고 있다. 모스캔터 하바드대 교수는 "인텔은 컴퓨터 칩을 감자칩처럼 파는 회사"라며 "대중과 거리가 먼 반도체에 인텔 인사이드란는 이름을 붙임으로써 그동안 완제품 중심이던 시장 패러다임에 부품도 주력제품으로 끌어올린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했다. 컴퓨터 업체들은 인텔 인사이드란 표시 때문에 PC 판매가격을 최소 10%정도 올려받고 있다. 소비자가 흔쾌히 지불하는 10% 프리미엄이 바로 인텔 브랜드의 파워다. ◆ '제왕 같은 시장지배력' 인텔 같은 초일류 브랜드가 군림하는 시장에선 군소업체들이 생존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그 사이 초일류 브랜드 기업들은 말 그대로 '배부를 때까지 먹을 수 있는 먹이와 시간'을 향유한다. 이것이 최강 브랜드만의 시장지배적 독점권. 캐찹의 대명사인 하인즈케찹은 미국 시장의 절반이상을, 세계 시장의 1/3을 차지하고 있다. 하인즈는 특히 캐나다ㆍ호주ㆍ이탈리아의 유아용 식품시장을 90%이상 독식하고 있다. 전세계 220여개 현지법인중 150여개가 시장점유율 1~2위를 차지할 정도. 하인즈의 이 같은 영향력은 '케찹=하인즈'로 각인된 브랜드 파워가 철저하게 뒷바침되기 때문이다. 이밖에 레이저프린터시장의 최고 브랜드인 휴렛패커드는 2위인 엡손보다 6배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면도기업체 선두인 질레트 역시 2위 쉬크와 3배가 넘는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싱품별로 하인즈케찹, 휴렛패커드, 질레트와 같은 한두개의 최강 브랜드가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경항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브랜드파워는 소비자 행동을 결정짓는 중요요소가 되며 시장점유률과 마진을 좌우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일상 용어가 된 브랜드 한때 전세계 복사기시장을 100% 독식했던 제록스(Xerox)는 이제 미국 사전에 '복사기 또는 복사하다'는 의미로 등록돼 있다. 제록스란 단어는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고대언어 교수에게까지 자문을 얻은 끝에 그리스어조합으로 만들어낸 브랜드. 이처럼 브랜드 마케팅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던 제록스사는 지속적인 브랜드관리와 우수한 품질로 시장을 완전히 지배했다. 특정 회사제품의 영향력이 너무 커져 아예 그 상표가 제품 전체를 대변한다는 새로운 개념을 만든 효시가 바로 제록스다. 버버리ㆍ지프차ㆍ나일론ㆍ워크맨등 수많은 브랜드가 제록스의 뒤를 이어 일반 명사나 동사처럼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버버리=트렌치코트', '에프킬라=살충제', '대일밴드=반창고'처럼 유사한 예가 많다. 신현암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조미료=미원'과 같이 최강 브랜드는 그 자체가 일반 상품의 이름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시장에선 2인자가 설자리는 갈수록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지구촌 문화를 만든다 지난 90년 러시아의 모스크바에 맥도널드 1호점이 개점했을 때 매장 앞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햄버거를 한번도 먹어본 적 없지만 맥도널드 브랜드는 너무 익숙해 있던 것. 세계경제가 단일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성향 역시 동질화돼 가고 있다. '커피를 갈아 금을 만드는 기업' 스타벅스는 83년 미국 시애틀의 소규모 커피소매점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해외점포 500여개가 넘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 '스타벅스'란 브랜드를 앞세워 2003년까지 총 1,000개의 해외점포 확장을 자신하고 있다. 초일류 브랜드는 이처럼 단순한 상품명에서 나아가 하나의 이미지, 하나의 문화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브랜드 구축의 다음 단계가 다양한 영역 확대. 한때 부도위기까지 몰렸던 오토바이업체 할리 데이비슨은 감성적인 소비자들로 동호회를 만들어 독특한 '할리문화'를 전파, 브랜드구축과 재기에 성공했다. 할리 데이비슨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열성적인 할리 팬들을 대상으로 오토바이 전문의류ㆍ여성용 패션ㆍ테마카페ㆍ향수ㆍ인형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밖에 질레트도 남성용 면도기에서 면도용 크림, 스킨, 그리고 여성용 면도제품으로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다. 조성호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력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은 기존 브랜드에 대한 신뢰성을 바탕으로 인접 분야나 다른 분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를 육성하는 브랜드 중심 경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김형기팀장 문성진기자 이규진기자 홍병문기자 전용호기자 최원정기자 baobab@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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