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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경제전문가에 듣는다] <5>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한국 수출의존도 너무 커 中성장 둔화 되면 직격탄"<br>만성적 노사불안이 산업기반 무너뜨려<br>소비진작위해 재정ㆍ통화정책 재수립을 <br>기업수익성 높아져 증시는 반등가능성

[국내외 경제전문가에 듣는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한국 수출의존도 너무 커 中성장 둔화 되면 직격탄"만성적 노사불안이 산업기반 무너뜨려소비진작위해 재정ㆍ통화정책 재수립을 기업수익성 높아져 증시는 반등가능성 • 세계 금융시장 3大 애널리스트 • 글렌 허버드 美컬럼비아대 교수 • 장수광 中톈쩌 경제연구소장 • 사공 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 로버트 호매츠 골드만삭스 부회장 약 력 ▦위스콘신대 경제학 전공 ▦뉴욕대 박사학위 ▦브루킹스협회 연구위원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연구위원 ▦모건 개런티트러스트 부회장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한국경제의 문제점은 내수가 취약한 데다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지나칠 정도로 높다는 것입니다. 개인소비가 크게 줄어들자 그나마 수출로 버티고 있지만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면 한국 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는 한국의 성장엔진을 급격히 식혀버리는 독(毒)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은 이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봅니다” 월가(街)의 많은 애널리스트와 대학 교수들은 한국 경제의 회복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지만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사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 경제가 수렁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로치는 주로 미국과 중국 경제에 대해 앞으로 성장성이 둔화되고 경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그는 내수 위축 등의 문제로 한국경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 밝혔다. 월가 최고의 이코노미스트로 평가되는 스티븐 로치를 만나 한국 경제가 왜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앞으로 불황에서 탈출하려면 어떤 경제정책이 필요한지를 들어보았다. -세계 금융시장에서는 저승사자로 통할 만큼 비관적인 평가를 내고 있는데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갖고 있습니까. ▦좋지 않습니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도 이전의 4.6%에서 3.8%로 크게 낮추었습니다. 무엇보다 수출 일방적인 경제정책이 앞으로는 먹혀 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소비가 크게 줄어들어 내수기반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그나마 수출로 버티고 있지만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 한국 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은 수출의 4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을 정도로 수출 지역이 제한되어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은행대출 감소 등으로 경기 연착륙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경제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앞으로 1년 6개월 이상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경제가 처해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내수가 약한데다 중국수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며 이는 외부환경에 따라 한국경제가 크게 휘둘릴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국제경제 전문가들이 중국의 연착륙이 한국과 세계경제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하는 것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비관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연착륙을 할 것인지 경착륙을 할 것인지 지금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만 현재 상황으로 보아서는 소프트랜딩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의 경제 관료들과 만나 이 문제에 대해 깊이 논의를 했으며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한국은 자체적인 경제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국내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도록 재정, 외환, 통화정책을 다시 수립해야 합니다.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됩니다. 국내소비를 살릴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할 때입니다. 또 노동시장 개혁도 서둘러야 합니다. 파업과 직장폐쇄로 이어지는 만성적인 노사관계 불안은 산업기반을 무너뜨리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미국은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지속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한국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미국 경기에 대?낙관론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은 고용의 질이 악화되고 있고 소비도 다시 움츠러들고 있습니다. 현재 1.25%인 연방기금 금리는 중립적인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앞으로 꾸준하게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확실시됩니다. 이는 주택가격 등 자산가치의 하락을 가져와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크게 떨어지고 소비감소로 연결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미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과 중국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보다는 경기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경제가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 경제는 중국의 연착륙과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초래될 수 있는 수출여건 악화에 대한 방어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현재 한국기업들은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앞 다투어 아웃소싱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아웃소싱으로 어떤 득과 실이 있을까요. 중국과 인도로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경제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생산비 절감을 위해 저임금 국가로 생산기반을 옮기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죠. 일시적으로 특정 분야에서 실업을 양산 하는 위험은 있지만 기업들의 생산성은 크게 나아질 것입니다. 다만 한국 기업들이 주의해야 할 것은 무조건 저임금을 찾아 생산설비를 이전하다 보면 고급 인재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세계경제는 신기술을 창출하고 유지하는 국가들이 좌우합니다. 고도기술이 필요한 산업에서는 인적투자를 무시해서는 안되죠. 아웃소싱 전략을 구사하는 동시에 인적투자도 병행해야 합니다. -한국은 IMF 외환위기 후 금융구조조정에 주력해 왔습니다. 한국의 금융시장은 어떻게 보십니까. ▦한국의 금융시장 개혁은 성공적이라고 봅니다. 지난 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어느 국가보다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시장의 투명성과 지배구조를 바꾸면서 체질을 강화했습니다. 이는 노무현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금융센터 구축에도 힘을 실어줄 것입니다. 아시아는 지금 금융개혁과 세계적인 금융허브 건설에 매달리고 있죠. 홍콩과 싱가포르, 상하이가 금융허브를 지향하고 있고 최근에는 말레이시아가 여기에 합류했습니다. 이는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해 금융시스템이 취약한 아시아 경제에 새로운 성장엔진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정부가 단지 금융허브 선언만 해서는 안되고 지배구조 개선, 투명성 제고, 선진 시스템 구축 등 구조적인 개혁을 실천해야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올들어 한국 주식시장은 다른 나라 증시와는 달리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주식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고유가와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로 한국 주식시장이 침체국면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경제성장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죠.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증시가 회복조짐을 보일 때에는 강한 반등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합니다. 비록 대외적인 경제변수로 주식시장이 힘을 잃고 있지만 상장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등 기업들의 펀더멘털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미국과 일본, 유로존 등 선진국들의 주식시장은 어떻게 보십니까. ▦미국은 기간조정이 이어질 것입니다. 기업들의 이익은 이미 고점에 달했고 높은 이자로 고비용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재정과 경상적자 등 쌍둥이적자가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외국인들이 주식매수에 나서지 않고 관망세로 돌아선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중국에 대한 수출이 40%나 늘어나고 자본투자가 급증하는 등 회복기미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죠. 강한 모멘텀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는 내년에는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이는 주식시장에도 반영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유로존 경제도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죠. 내수는 세계에서 가장 약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달러가치 하락이 이어지고 유로화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 경우 유로존 국가들의 수출도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FRB의 금리정책은 시장흐름에 크게 뒤쳐져 있습니다. 통화정책을 좀 더 공격적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3%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1.25%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FRB가 인플레이션 압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FRB가 금리인상 시기를 놓칠 경우 주택과 부동산 등 자산가치 하락으로 금융과 실물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신규고용 증가를 이유로 미국 경제가 회복국면에 들어섰다며 아우성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신규고용은 대부분 저임금 직종이 차지할 정도로 고용의 질은 실망스럽습니다. 미국은 지금 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저축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개인은 물론 정부의 예산적자가 올해 4,500억 달러를 넘어서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기 낙관은 시기상조입니다. -고용의 질과 함께 자산가치 붕괴가 우려된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습니다. 미국 주식시장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정작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부동산 등 자산가치 하락입니다. 미국 경제는 실질소득 증가가 아니라 자산주도로 부를 창출하는 자산경제를 형성하고 있으며, 지난 94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계부문 자산증가가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 속도를 능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산 버블을 창출한 주범은 저금리 정책을 유지한 FRB이며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 미국 경제는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뉴욕=서정명특파원 vicsjm@sed.co.kr 입력시간 : 2004-08-0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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