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사 임금협상 장기화되나

기아차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이 양측의 입장차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 기아차 등에 따르면 기아차 노사는 9일 오후 소하리공장에서 14차 임금교섭을 벌였으나 특별요구안을 중심으로 한 양측의 이견으로 결렬됐다.

◆특별요구안이 타결 `걸림돌' = 기아차 노사는 임금협상과 관련해 노조가 내놓은 9개의 특별요구안과 관련, 상당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의 특별요구안은 구속중인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에 따른 벌금 회사 대납,고정잔업 확보를 위한 임금체계 개선 등이다.

그러나 사측은 이 가운데 구속해고자 복직 건의 경우 당사자가 불법조업중단 등의 혐의로 현재 복역중인 상태인 만큼 노조의 요구는 법의 근간을 훼손하는 초법적인 요구로 수용하기 어려우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진행중인 노동위원회의 결정을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또 고소.고발에 따른 벌금 회사 대납 건도 이미 올해 노사화합 차원에서이전 고소.고발을 취하해 준 바 있어 설득력이 없으며, `행위자 책임의 원칙'이라는사법제도의 근간을 부정하는 무리한 요구라는 주장이다.

기아차는 노조의 고정잔업 확보를 위한 임금개선 건도 실제 잔업근무의 유무에관계없이 무조건 월 40시간의 잔업을 인정해 급여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무노동 무임금 원칙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실제 잔업이 많은 근로자가 상대적인 손해를 보는 제도라고 반박하고 있다.

기아차 노사는 이 밖에 노조가 심야근무를 없애고 주간에만 교대 근무하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2008년 4월부터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데 반해 사측은 2011년실시로 맞서고 있다.

◆임금인상안은 이견 좁혀 = 노조는 임금협상과 관련, 기본금 월 10만7천458원인상과 성과급 300%+α 및 작년 성과급 100% 추가 지급 등을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사측은 전날 교섭때까지 기본급 월 7만7천원 인상과 성과급 300% 및생산격려금 100만원 지급 등의 임금인상안으로 맞서다 9일 교섭에서는 기본급 월 8만3천600원(기본급 6.5%) 인상과 성과급 300% 및 격려금 200만원 지급 등을 수정 제시했다.

사측의 수정 임금인상안은 8일 잠정합의한 현대차의 임금임상안인 기본급 8만9천원(기본급 대비 6.9%) 인상과 성과금 300% 및 격려금 200만원 지급 등과 비슷한수준으로, 어느 정도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진 셈이다.

그러나 노조가 라인수당 A급 4만원, B급 3만5천원 인상과 가족수당의 통상급화등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사측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파업 장기화로 손실 눈덩이 = 양측의 입장차를 감안하면 지난달 29일부터 현재까지 10일간 계속된 노조의 부분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일단 큰 상태다.

노조는 당장 12일에도 주.야간조 별로 4시간씩의 부분파업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이에 따라 노사간의 교섭이 지지부진하면서 생산 차질로 인한 손실 등 피해도커지고 있다.

사측은 노조가 12일에도 부분파업을 벌일 경우 생산차질이 2만9천671대, 매출손실은 4천273억원에 달하며, 400여개의 1차 부품 납품업체를 포함한 전체 6천여개에이르는 협력업체들도 약 4천68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출하량이 평소의 30% 이하로 떨어지면서 그랜드카니발, 뉴스포티지 등의 추석전 미출고 차량이 2천여대로 늘어 고객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그러나 기아차 노사가 일단 임금인상안에는 어느 정도 입장차를 좁힌 만큼 별도요구안에 대한 의견 조율을 통해 추석 연휴 전에 극적 타결을 이룰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