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세계의 사설] 미국과 파키스탄

지난 22일 세계 언론은 후세인 하카니 주미 파키스탄 대사가 물러났다는 소식을 전했다. 하카니는 파키스탄 군부의 쿠데타를 막아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는 이유로 물러났다. 3년이 넘도록 주미 파키스탄 대사로 일한 하카니는 흔해 빠진 외교관이 아니었다. 그는 전세계에서 반미 성향이 가장 강한 나라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친미주의자였다. 하카니의 특수한 상황은 파키스탄의 정치적 불안정 때문이다. 그의 사임은 파키스탄 군부가 민주주의를 받아들일 뜻이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결국 이 같은 파키스탄의 움직임은 미국 정부로 하여금 양국 간 관계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파키스탄 입장에서 하카니의 사임은 나쁜 소식이다. 하키니가 떠남으로써 이제 파키스탄 군부에 저항할 수 있는 시민세력이 힘을 잃었으며 미국과 파키스탄의 관계도 겉으로 봤을 때 많이 약해졌다. 실용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하카니의 사임은 파키스탄이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는 외교관을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키스탄 정보부(ISI)는 아직 이러한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파키스탄 군부와 ISI는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하카니 처벌을 통해 파키스탄 군부가 여전히 개혁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며 미국 정부는 이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하카니 시대가 끝났다는 것은 미국이 파키스탄과의 관계를 조심스러운 낙관주의에서 냉혹한 현실주의로 전환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 과정은 이미 진행 중이다. 한편으로는 테러리스트들과 싸우고 다른 한편으로는 테러리스트를 지원하는 파키스탄의 이중전략에 대해 미국이 내놓을 수 있는 최고의 대답은 관여전략으로부터 견제전략으로의 전환이다. 미국은 앞으로 파키스탄에 경제원조와 같은 당근을 주기보다는 군부에 직접적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과 같은 채찍을 사용해야 한다. 오사마 빈 라덴의 뒤를 이어 알 카에다를 이끌고 있는 아이만 알자와히리와 탈레반의 지도자인 물라 오마르는 여전히 파키스탄에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은 파키스탄에 민주주의를 가져올 시민사회세력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1억8,000만명이 넘는 인구와 핵개발 프로그램, 지하드 세력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 있는 파키스탄을 무시하기에는 너무 중요하기 때문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