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 9월 수출이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석달 만에 감소했다. 지난해 9월 수출증가율이 9.9%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신흥국들의 침체 영향으로 일시적 감소세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등 얘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해 신흥국들의 침체가 길어질 경우 중국 경기도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는 전일 9월 중국의 수출이 1,85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수입은 1,704억달러로 7.4% 증가해 9월 중국의 수출입 총액은 전년 대비 3.3% 늘어난 3,561억달러를 기록했다. 9월 무역흑자액은 152억달러로 집계됐다.
6월에도 중국의 월간 수출이 3.1% 감소하기는 했지만 9월은 시장의 예상을 모두 깼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9월 수출이 6% 정도 상승하고 무역흑자도 277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해관총서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빗나가기는 했어도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어 수출증가 추세의 방향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웨성 해관총서 종합통계사장(국장)은 "3ㆍ4분기 중국의 유럽 무역이 호전됐고 일본과의 무역 감소폭도 줄어들었다"면서 "전반적인 수출 상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9월 수출이 감소했지만 3ㆍ4분기 누적 수출액은 8% 늘어나며 증가 추세를 이어갔다. 올해 3ㆍ4분기까지 중국의 수출입 총액은 3조60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7% 증가했다. 수출은 1조6,149억달러로 8.0%, 수입은 1조4,455억달러로 7.3% 각각 늘었다. 3ㆍ4분기 누적 무역흑자는 1,69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4% 증가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중국의 수출감소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RBS의 중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루이 쿠지스는 "미국의 통화정책이 변하며 신흥국의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국의 수출은 몇 달 안에 다시 내리막을 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의 수출증가 추세를 이끌고 있는 지역의 수요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이다. SCMP는 미국과 함께 중국의 수출 주요 지역인 한국ㆍ대만ㆍ호주 등의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은 중국 수출증가 추세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해관은 내년 2월부터 상하이 자유무역지대(FTZ) 수출입 통계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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