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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클릭] 자동차 연비 경쟁


1리터당 5.5~9.1㎞.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연 T-모델의 연비에 대한 포드사의 추정이다. 실제 연비가 리터당 10.6㎞ 이상이라는 추산도 있다. 미국에서는 이를 두고 한때 갑론을박을 벌였었다. 어느 게 맞을까. 시곗바늘을 100년 전으로 돌려보면 논란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 휘발유 가격이 배럴당 1달러 이하일 만큼 저렴했으니까.

△20세기 개막과 더불어 미국 각지에서 거대 유전이 발견되며 사람들은 기름을 마구 써댔다. 원유에서 휘발유만 추출하고 나머지를 그대로 버려 유전 주변이 심각하게 오염될 정도였다. 1ㆍ2차 세계대전으로 민간 소비가 억제되는 동안 일시적으로 연료 절약 운동이 일었으나 종전과 함께 흐지부지 사라져버렸다.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차가 강력한 엔진을 장착한 대형 일색이었던 것도 기름을 아낄 필요가 절실하지 않았던 탓이다.

△연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은 1973년 이후부터. 4차 중동전 직후 아랍 산유국들의 석유 무기화로 국제유가가 4배 급등하자 소형 자동차 붐이 일었다. 일본 제조업이 입지를 확실하게 굳힌 것도 이 시기다. 일본 총리가 '트랜지스터 세일즈맨'으로 불릴 만큼 섬유와 전기ㆍ전자제품이 주종이던 일본의 수출에서 자동차가 연비를 앞세워 주력품으로 떠올랐다. 일본 차는 1ㆍ2차 석유 위기를 겪으며 세계 시장을 휘어잡았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대표적 사례로도 꼽힌다.



△일본의 혼다자동차가 휘발유 1리터로 36㎞를 달릴 수 있는 하이브리드카를 9월부터 시판한다. 독일 폭스바겐은 1리터에 무려 111㎞를 뛰는 충전식 하이브리드카를 올해 말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1899년 독일의 페르디난트 포르셰 박사가 전기모터와 휘발유로 움직이는 하이브리드카를 최초로 선보인 지 114년 만에 하이브리드는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국제유가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연비는 구매 선택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걱정이다. 국내 메이커의 관련 기술 수준이 적지 않게 떨어지는 상황. 선진국들과 기술 간극을 하루바삐 줄이는 데 한국 자동차 산업의 사활이 걸렸다. 연비는 물론 공해 배출과 연료 절대소비율까지 낮춘 국산차의 등장을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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