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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경영시대] 이재우 사모펀드운용사협의회장 "PEF는 기업의 적 아닌 동반자… 인수기업 고용 늘었죠"

제도 도입후 10년간 35조 투자

경영난 기업 자금줄 역할 톡톡… 국내기업 지배구조 개선도 일조

사모펀드 지속적 성장 위해 금융당국 일관성 있는 정책 필요


" 사모펀드(PEF)는 기업의 동반자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PEF를 통해 투자도 늘었지만 인수기업들의 고용 역시 증가했습니다."

이재우(사진) 사모펀드운용협의회장 겸 보고펀드 대표는 15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PEF를 둘러싼 일부의 오해를 푸는 데 주력했다. 이 회장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해외 PEF들이 헐값에 국내 기업을 사들인 뒤 대규모 구조조정 속에 큰돈을 벌고 떠나 PEF 하면 '먹튀'라는 잘못된 편견이 생겼다"며 "하지만 2004년 말 제도 도입 후 국내에 설립된 PEF들은 일반 금융회사들도 몸을 사리는 어려운 기업들에 자금을 대며 경제성장에 한 축이 됐다"고 강조했다.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회사들은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 대출이나 상장 주식 및 채권 투자에만 몰두했지만 PEF는 다양한 형태의 투자를 시도하며 기업과 금융 선진화에 일익을 담당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2004년 12월 미래에셋과 우리금융이 1호 PEF를 동시에 각각 설립한 후 지난달까지 PEF에 약정된 금액은 55조7,101억원에 달한다. 이 회장은 "PEF 출범 10년 만에 50조원 넘는 투자자금이 쌓이고 이 중 35조원 이상이 집행된 것은 기업들이 얼마나 PEF를 필요로 해왔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PEF가 주도하는 인수합병(M&A) 딜의 80%는 해당 기업 대주주와 손잡고 진행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 회장은 대다수 예상과 달리 PEF를 통해 고용이 증가한 데 대해 방점을 찍었다. 그는 "PEF가 지금까지 투자했거나 인수한 기업의 고용변화를 자본시장연구원에 의뢰해 연구용역을 맡겼다"며 "지난 10년간 PEF가 투자·인수한 기업의 고용 총량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부실한 회사가 PEF 등의 투자자를 찾지 못해 청산 절차를 밟게 되면 고용은 아예 '0'이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PEF가 활성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 변화로 꼽았다. 그는 "PEF는 기업 경영권을 인수할 때 기관투자가로서 들어가기 때문에 투명한 지배구조 정립에도 신경을 쓴다"면서 "한국에 PEF가 도입된 후 가장 좋은 변화 중 하나가 패밀리 오너십이 강했던 기업 경영문화에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지배구조 시스템을 이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PEF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금융당국에 일관성 있는 정책 운영도 당부했다. 그는 "최근 금융당국이 PEF의 진입 문턱을 낮추고 활동영역을 넓히는 등 제도 활성화에 힘쓰고 있는 것은 평가한다"면서 "다만 시장에 자율성이 커지면 실패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데 그럴 때 규제 모드로 돌변하지 말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보고펀드도 실트론 투자의 실패 하나로 펀드 규모가 크게 줄었다"고 치부를 감추지 않으며 "PEF는 시장에서 처절하게 검증 받고 심판 받으면서 자정 과정을 거치고 또 성장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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