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술관 같은 공장'이라는 별칭이 붙은 경기도 안성 태평양제약의 헬스케어사업장은 공장이라는 공간의 기존 개념을 뒤집은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대게 공장은 인간이 생활하기엔 척박한 환경이다. 기계를 중심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 기계를 움직이는 것은 사람들이지만, 그들에 대한 배려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 같은 기존 공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설계자는 물류의 동선과 사람의 동선을 구분했다. 물(物)동선과 인(人)동선의 혼재에서 오는 반인간적인 환경을 극복하고자 한 것.
우선 혼재돼 있던 인동선을 분리해 건물 외곽으로 배치했다. 또 사람들이 지나는 통로 외벽에 창을 달았다. 창을 통해 직원들은 공장 내부에서도 바깥을 향해 열린 공간을 마주할 수 있다. 또 창을 통해 내부에서도 바라볼 수 있도록 곳곳에 마련된 중앙정원은 기계와의 씨름에 지친 직원들에게 작게나마 안락함을 선사한다.
이렇게 인동선을 분리할 수 있었던 것은 수평적인 공간 사용에만 국한돼 있던 기존 공장의 시스템에 수직적 공간을 더한 3차원적 생산 시스템으로 바꾸면서 가능해졌다.
공장 외부에 마련된 엘리베이터를 통해 원료는 바로 3층의 자동화창고로 보내진다. 이 3층의 자동화창고에 보관돼 있던 원료를 필요할 때 1층의 제조라인으로 떨어뜨려 제조와 포장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2층에 마련된 지원ㆍ연구시설에서는 이 같은 생산시스템을 총괄 조정한다.
수직적 생산시스템이 구축되면서 물동선과 인동선의 충돌이 사라졌고, 이 때문에 공장에서도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다소 밋밋해질 수 있는 공장 외관도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실로 덕분에 특색 있게 변했다.
설계를 맡은 임재용 OCA건축사사무소 대표는 "공장은 기계가 가져다 주는 효율이 가장 부각돼야 하는 공간이지만, 결국 기계를 조작하는 것은 사람이다"며 "제약산업의 공장이라는 특성성 외부와 완전히 단전될 생산 시스템을 만들면서도, 그 안에서 인간성이 배제되지 않는 공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설계자 임재용 OCA건축사사무소 대표 쉼 없는 관찰이 완벽한 설계 이끌어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