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 조현준 사장이 최근 회사 주식을 추가 매수하며 3남 조현상 부사장을 제치고 2대 주주에 올라섰다. 효성은 향후 형제간의 지분매입 경쟁 기대감이 퍼지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3일 효성은 전날보다 2.65% 오른 7만3,60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3%가 넘는 상승세를 타는등 오너 일가의 지분경쟁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조 사장은 지난달 26일과 29일, 30일 세 차례에 걸쳐 효성 주식 20만6,084주를 146억5,476만원(평균단가 7만1,295원)에 사들였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번 추가 매수로 조 사장의 지분율은 기존 8.55%에서 9.14%로 늘었고, 효성의 2대 주주도 조 부사장에서 조 사장으로 바뀌게 됐다. 현재 효성의 지분은 조 회장이 10.32%로 최대주주이며, 조현준 사장이 9.14%, 조현상 부사장이 8.76% 보유하고 있다.
형제의 지분 구조 변화는 지난 2월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회사를 떠나면서 본격화했다. 조 전 부사장이 효성지분 7.18%를 매각한 직후인 3월 초, 조현상 부사장이 5차례에 걸쳐 30만2,986주를 매수하며 지분율을 7.90%에서 8.76%로 끌어올렸다.
조 사장 역시 이 시기를 전후로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지난해 8월 기준 조 사장의 지분율은 7.26%였지만 3월부터 4개월간 289만여 주를 매수, 지분율을 8.55%까지 끌어올리며 조 부사장과의 격차를 좁혔고, 지난달 추가 매수로 2대 주주자리를 가져왔다.
이번 추가 매수로 2대 주주가 바뀌면서 일각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장남과 3남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조 회장 일가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차남의 지분 정리로 조 회장과 아들 등 특별관계자들의 지분율은 연초 33%에서 한때 27.05%까지 떨어졌었다. 조 사장의 이번 주식 매수로 효성의 최대주주 및 특별관계자들의 지분은 29.16%로 늘어났다.
한편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의 주식 매수 자금의 상당액은 효성 및 관계사인 카프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 측은 “지분 변동과 관련해 경영권을 운운하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평소 회사 주가가 쌀 때 조금씩 저가매수를 해왔던 것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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