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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카페베네 돌풍의 이면


요즘 창업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브랜드는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다. 주요 대학의 경영학과에서 카페베네 성공 요인을 분석하라는 과제물이 나올 정도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하다는 커피 전문점 시장에서 브랜드 론칭 3년도 안 돼 매장 수가 500개를 훌쩍 뛰어넘을 만큼 파죽지세로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으니 이해 못할 일도 아니다. 특히 토종 브랜드로서 스타벅스를 제쳤다는 상징성도 가미돼 카페베네의 돌풍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장 확대 전략에 치중한 나머지 내실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창업 수요 자체가 경쟁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라는 점에서 카페베네가 이룬 성과에 대해 인색할 필요는 없을 듯싶다. 실제로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커피 시장을 브랜드 중심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스타벅스와 커피빈이 국내에 들어왔던 지난 1990년대 외환위기 무렵만 해도 걸음마를 떼던 단계에 불과했던 브랜드 커피 전문점 시장은 근 10년여 만에 잇따른 해외 브랜드 유입과 CJㆍ롯데 등 대기업의 참여로 연간 6,000억원을 바라보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이 때문일까. 카페베네의 성공을 둘러싼 이런저런 화제도 산업적 측면에만 집중돼 있음을 느낀다. 카페베네 김선권 대표의 탁월한 비즈니스 감각과 스타 마케팅, 인테리어의 기발함 등이 오늘의 카페베네를 낳은 핵심 키라는 분석이 언론을 통해 리바이벌되는 것은 단적인 예다. 하지만 문화적 관점에서 카페베네 현상을 보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하나의 브랜드가 도로변, 대학가, 병원, 골목 곳곳에 들어서면서 커피 매장이 획일화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게 된다. 특정 브랜드의 커피 맛과 가격ㆍ인테리어가 카페의 표준처럼 돼버리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카페를 접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날 소지도 있는 것이다. 해외로 나가는 로열티(royalty)를 문제 삼아 스타벅스를 공격했던 카페베네가 이제 그 놀라운 브랜드 번식력 때문에 공격받게 되는 입장에 처한 것은 그래서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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