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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취임 2돌 오바마 "개혁보다 중도·실용… 경제에 올인"

"개혁만으로는 재선 어렵다" 판단<br>한미FTA 타결·기업 규제 철폐등<br>경기 회복·일자리 창출 적극 나서<br>참모진들도 친기업 인물로 물갈이


사진 위쪽부터 제44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2009. 1.20), 백악관 초청 재계회동(2009. 12.14), 디트로이트 크라이슬러 공장 방문(2010. 6.30)


20일(현지시간)로 4년 임기의 후반기에 들어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개혁가도를 수정, 중도ㆍ실용으로 노선으로 선회하고 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대통령이자 40대 후반의 젊은 대통령인 그의 집권 초반 2년은 과감한 개혁드라이브로 요약된다. 그는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경제위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취임해 경제회복을 위해 7,870억 달러를 쏟아 부어 월가와 자동차 '빅3'를 살려냈고, 이를 통해 미국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막았다. 그는 이어 금융기업들의 탐욕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누차 강조하면서 월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금융개혁법을 통과시켰다. 보수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건강보험개혁 역시 관철시켰다. 이 두 가지 사안은 그의 개혁의 상징이 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외에도 공개적 동성애자의 군대복무금지(DADT)에 폐지에도 성공하는 등 법안 추진에도 큰 성과를 거뒀다. 또 전임 부시 대통령이 시작한 이라크전쟁에 대해 지난해 종전을 선언했으며, 아프카니스탄전쟁도 끝내기 수순을 밟고 있다. 하지만 그의 개혁은 일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티파티로 상징되는 보수층 및 중도파의 반대에 부딪쳤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의 지위를 공화당에 내주었으며, 상원에서 가까스로 우위를 지켰다. 중간선거 후 그는 개혁 대신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일방적인 개혁으로는 오는 2012년 재선에 성공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선거 후 워싱턴 정가는 오바마 대통령이 철저한 개혁을 통해 진보진영을 결집시켜 재선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중도로 선회해 지지기반의 외연을 넓힐 것인지 주목했었다. 12월 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추가협상 타결은 경제살리기 정책의 큰 성과다. 한미FTA 타결을 통해 기업인들의 바마에 대한 호감도 크게 높아졌다. 조한나 쉬나이더 비즈니스 라은드 테이블 상임이사는 지난해 말 오바마 대통령과 재계의 회동에 앞서"한미FTA와 감세 타결이 전기를 만들었다"며 "지금이야 말로 협력하고, 함께 일을 해나가도록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18일(현지시간)에는 규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선언했다.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낡고 중복된 규제를 철폐함으로써 기업활동을 북돋우고 일자리 창출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이 같은 규제 철폐 의지를 기업이익을 대변하는 보수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먼저 공개했다. 이 같은 노선 수정에 대해 골수 민주당 진영에서는 개혁의지 퇴색이라는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재선에 핵심화두인 경제문제, 특히 9%를 웃도는 고실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오바마의 경제 올인은 연말 연시 백악관 참모진 개편에서 극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번 인사의 포인트는 친월가ㆍ 친기업 인물들의 중용이다. 윌리엄 데일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등용도 주목을 끌었다. JP모건 중서부지역 담당 회장을 역임한 그는 월가 및 기업들과 오바마 대통령을 잇는 가교역할을 충실히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백악관에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국가경제회의(NEC) 의장에는 클린턴 행정부시절 금융규제 완화작업을 주도했던 진 스펄링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자문역이 차지했다. 시장친화 인물의 백악관 중용은 경제살리기, 특히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인한 포석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피터 오재그의 후임으로 백악관 예산국장에 임명된 제이콥 류 역시 클린턴 정부 때 백악관 예산국장을 역임했다. 이처럼 새로 중용된 이들은 모두 전임 클린턴 행정부에서 일했던 인사라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오바마의 참모진 개편을 '클린턴 2.0' 인사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2년간 금융개혁으로 월가를 압박했던 폴 볼커 경제회복자문위원장(ERAB)도 떠난다. 이 같은 인사에 대해 미국언론들은 공화당의 하원 장악과 보수계층의 반발 등을 염두에 두고 초당파적인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집권 후반기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터 전 대통령이 걸었던 길을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은 지난 94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참패한 후 건강보험 개혁 등 그를 옭아맸던 개혁정책을 벗어 던지고 '중도'로 급선회했다. 그리고 결국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오바마의 실용노선이 클린턴 대통령 만큼 효과를 거둘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때와는 달리 미국의 정치풍토가 양극화돼 있으며 내년까지 9%가 넘는 실업률을 국민들이 체감할만한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것은 현재로선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당장 공화당은 애리조나 총기참사로 미뤘던 건강보험개혁 무력화를 조만간 시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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